금감원, 저축銀에 대부업체 대출 말리는 이유는?

금감원, 저축銀에 대부업체 대출 말리는 이유는?

오수현 기자
2010.06.07 18:01

금융감독 당국이 저축은행 업계에 대부업체들에 대한 대출 규모를 줄이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대부업체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대부업체 대출채권에 대한 저축은행들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부 저축은행에 대부업체에 대한 여신규모를 줄이라는 내용의 지침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 연말 저축은행들에 공문을 보내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한도는 여신총액의 5%이내에서 총 500억 원까지만 허용한다"는 지침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저축은행들이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을 여전히 줄이지 않고 있어, 다시 한번 공문을 보내 대출 옥죄기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체 105개 저축은행들의 전체 여신에서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9%로 집계된다. 5%를 넘지 말 것을 지시한 금감원의 감독기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 당국에서 이처럼 대부업체에 대한 저축은행의 대출 규모를 문제 삼고 나선 것은 대부업체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어서 이 같은 대출자산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정이 지난 4월 내놓은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으로 대부업체 이자율 상한선은 기존 연 49%에서 연 44%로, 5% 포인트 내려갔다. 내년 상반기에는 5%포인트 추가 인하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금리가 5%포인트만 내려도 대부업체들의 이자수입이 연간 2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 대부업체 이자율 상한선이 10%포인트 내려갈 경우 대부업계의 이자수입은 이전에 비해 약 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대부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의 영업환경은 악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저축은행들의 익스포저(대출규모)는 줄지 않고 있어 이 같은 지침을 내리게 된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대부업체들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여나가야 자산부실화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업체들에 대한 저축은행들의 대출규모는 확대추세를 보여왔다. 일본계를 중심으로 한 대부업체들이 막강한 자본력과 연 49%에 이르는 고금리를 무기로 큰 이익을 올리며 저축은행 업계 내 우량고객으로 잡기 잡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업계 1위 러시앤캐시의 3년 연속 1000억원의 순익을 냈으며 총자산이익률(ROA)은 10%에 육박한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수익성을 기반으로 연 10% 초반의 비교적 저렴한 금리에 지난해 35개 저축은행으로부터 모두 995억8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대형저축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이번 (이자율 상한선) 규제 강화로 대부업체들이 이전처럼 많은 이익을 내기 힘들게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건설 경기 악화와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저축은행들도 돈 굴릴 곳이 마땅치 않아 대부업체들에 대한 여신을 마냥 줄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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