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조달한 자금 일부를 두고 불확실한 자금 성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이 이번 주 내 이뤄질 예정인 상황에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제출한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의 1조2000억원 출처를 두고 채권단 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감지된다.
현대건설(173,000원 ▼2,400 -1.37%)공동매각주간사가 지난 19일 현대그룹이 제출한 1조2000억원 관련 자금증빙서류의 재검토에 나설 계획이 없음을 밝혔지만 당시 입찰제안서 평가에 관여했던 채권은행이나 매각주간사 간 입장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외환은행(주주협의회 간사)은 공동매각 주간사 명의의 해명자료를 통해 "현대그룹이 제출한 나티시스은행의 예금 잔액 증명서는 운영위원회 기관의 프랑스 지사 및 매각주간사에서 복수로 확인한 결과 해당은행에서 발급됐고, 입찰 당일에도 자금이 계좌에 있었으며 자금의 사용제한도 없음을 확인했다"며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공증기관의 공증내용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운영위원회 기관 프랑스 지사는 외환은행, 매각주간사는 메릴린치로 전해진다.
또 "현대그룹이 제출한 자금증빙서류의 재검토를 위한 운영위원회의 추가적인 협의는 없었고 그러한 계획도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정책금융공사 등 채권단 일부와 금융당국에서는 필요할 경우 현대건설에 자금 성격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채권단이 갈리는 모습을 보이자 금융권 일각에서는 일부 채권은행과 매각 주간사 등이 높은 매각가격을 염두에 두고 현대그룹 측의 손을 들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메릴린치, 우리투자증권, 산업은행M&A실 등 매각주간사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현대차그룹이 인수할 때보다 약 123억원의 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으며, 또 매각 과정에서 역할이 큰 곳이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의 경우, 대주주인 론스타가 지분매각을 앞두고 있어 현대그룹이 제시한 높은 인수자금이 매력적이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매각이 높은 가격에 빨리 마무리 돼 이익에 반영되면 외환은행 가치 역시 높아진다는 점에서다.
독자들의 PICK!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건설에는 공적자금 등 3조원이 투입된 만큼 졸속매각을 하려 한다면 채권단의 모럴 헤저드"라며 "1조2000억원이란 예상치 못한 자금이 나타났는데 이에 대한 성격을 분명히 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채권단은 오는 23일 경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MOU 체결 시 자금 성격 등을 규명하라는 조건을 제시할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 채권단 관계자는 "MOU 체결 시 조건으로 자금 성격을 밝히겠다는 등의 내용을 넣을 수 있다"며 "본 계약 전까지 자금 성격을 규명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