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제일은행 노조의 파업이 1주일째다. 단기간에 끝날 분위기는 아니다. 은행권에선 지난 2004년 옛 한미은행 파업 이후 7년만이다.
사측의 성과급제 도입이 발단이 됐다. 영국계 금융그룹은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SC제일은행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발걸음이란 얘기다. 기존의 '호봉제'로는 성과는커녕 제자리걸음도 힘들다는 논리도 편다.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유다.
이에 노조는 '성과급=차등제'라며 맞서고 있다. 영업 실적만으로 줄을 세워 놓으면 가장 낮은 등급(5등급)의 임금 인상률은 0%라고도 했다. 4년 연속 5등급을 받으면 임금이 최대 45%까지 삭감된다. 직원들 입장에선 '열심히 일해서 인정을 받아야지'라는 마음보다는 '열심히 했지만 등급을 낮게 받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크다.
이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양시양비론'일 수 있지만 회사의 경쟁력과 직원의 생존권 모두 존중받아야 할 부분인 것은 어쩔 수 없다. 제도라는 게 대부분 그렇다. 장·단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제도 도입 방식과 운용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구성원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먼저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노조는 대화로 응하는 게 기본 순서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을 보면 그런 모습이 없다. 사실상 임금 체계를 360도 바꾸는 내용을 놓고도 노사는 얼굴도 맞대지 않고 있다. '강경 대응'과 '강경 투쟁'만 있을 뿐 생산적 노력은 전무하다.
그러는 사이 고객들은 지점을 떠나고 있다.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경영실적이 부진한 SC제일은행인데도 찾아오는 고객을 돌려보내는 게 지점 직원의 일이 됐다.
경쟁력은 사라지고 생존권의 토양이 없애지는데도 노사는 위기감조차 느끼지 못한다. 성과급제에 따른 경쟁력 강화건, 제도 도입 반대를 통한 생존권 보장이건 '텃밭'이 존재해야 가능한 소리다.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것도 SC제일은행이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