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년5개월째…'잊혀진 금통위원'

[기자수첩]1년5개월째…'잊혀진 금통위원'

신수영 기자
2011.09.20 15:37

급기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대한상의 몫'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을 빨리 추천하지 않아서다. 지난해 4월 말부터 무려 1년 5개월 동안 빈자리로 내버려뒀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정하고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한은 최고의 의사결정기구다. 한은 총재를 포함해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한은법에 이렇게 돼 있다. 그런데 1명의 금통위원 자리가 채워지지 않는 바람에 6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금통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그런데 형식적이나마 이 자리가 대한상의 회장 추천을 받도록 돼 있던 탓에 손 회장이 국감장에 나갈 처지가 됐다. 대한상의는 "실질적인 추천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며 황당할 수밖에 없다.

손 회장을 증인으로 요구한 민주당도 이를 몰랐을 리가 없다. 최고 임명권자의 무관심을 에둘러 비난하는 것이자, "제가 임명하는 것이 아니어서 더 이상 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8월 금통위, 김중수 총재)고 손 놓은 한은에 대한 일침이기도 하다.

그동안 금통위원 공석은 한두 달이면 채워졌고 바꿀 때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2년 주기로 2~3명씩 교체됐다. 더욱이 지난해 4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금리정상화의 시동이 걸린 때다. 그간 5차례의 금리인상이 1명이 부족한 이들 6명의 금통위원으로 이뤄졌다.

한은 안팎에서는 '내년 4월까지 계속 6명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을 거의 사실로 믿는 분위기다. 이주열 부총재와 최도성·강명헌·김대식 위원의 임기가 이 때 끝난다. 이들 4명과 줄곧 비어있던 1명 등 5명이 한 번에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6명과 7명의 차이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금통위 본회의 의결 조건(7명 중 5명 이상의 출석에 과반수의 찬성)을 생각하면 6명으로도 운영은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숫자가 아니다.

한 한은 간부는 이에 대해 이같이 한탄했다. "지금 글로벌 경기는 지뢰밭이다. 금리를 올리고 싶어도 가계 부채 지뢰, 환율 지뢰 등을 피해 가려면 낮은 포복을 해야지 앞으로 돌격은 어렵다. 중심을 갖고 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에 대한 깊은 신뢰, 리스펙트(존중)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 번에 5명의 금통위원을 바꿀 정도라면, 이런 중앙은행에 무슨 리스펙트가 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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