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 은행들에 배당자제 요구한 배경은

감독당국, 은행들에 배당자제 요구한 배경은

신수영 기자
2011.10.12 06:00

금융감독당국이 은행들에 내부유보금 적립 등 안정성을 강화하고 배당을 자제할 것을 주문한 데는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라는 위기 상황 속에 이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고물가, 가계부채 문제로 중소기업과 서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 은행들이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있었다. 최근 들어 은행들이 정부의 가계 대출 억제 정책에 호응, 보수적으로 대출을 하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8월에만 12bp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탔다.

반면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등에 놀란 예금자들이 안전한 은행으로 몰리며 예금금리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 결과 한때 2%대 중반으로 낮아졌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3% 안팎까지 벌어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 KB 하나 신한 등 8개 대형은행과 금융지주사의 3분기 순이익은 3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이미 국내 은행들은 올 상반기에만 순이자마진(NIM) 개선 등으로 10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낸 바 있다. 지난 2005년 기록한 사상 최대 이익인 15조원을 넘어서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가계 등을 대상으로 '이자장사'를 해 고수익을 올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대목이다. 더구나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상금을 최대한 쌓아야 한다는 게 당국의 속내다. 여기에는 배당 자제와 준비금 적립 등이 포함된다.

그동안도 은행들은 선진 금융기법 보다는 예대마진과 수수료에서 순익을 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좋은 실적은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국내 은행이나 이들 은행의 지분을 100% 보유한 지주사 주주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점도 지적된다.

일례로외환은행은 지난 2분기에만 1조원의 배당을 실시했는데, 이중 절반 가량이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지분율 51.2%)에 돌아갔다. 외환은행은 지난해에는 중간 및 기말 배당을 합쳐 약 7000억원을 배당, 순익의 62%가 배당으로 돌아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2010년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SC제일씨티 등 7대 시중은행들은 총 10조520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이 기간 이들의 당기순이익은 32조3800억원으로, 순익의 32.5%를 배당으로 지급한 셈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1조6480억원의 순익을 올려 이중 4780억원을 배당했고, 우리은행도 순익 1조1079억원 중 3877억원을 배당했다. 하나은행은 모기업인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자금을 위해 지난해 당기순이익(9851억원)의 2배에 가까운 1조9300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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