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에 다녀온 오알뜰씨. 요즘 강남에서 위안화 예금이 뜨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귀가 솔깃했다. 이 얘기를 한 동창은 한 시중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 고객 전용으로 출시한 위안화 연동 예금 상품에 들었는데, "딱 하루만 판매하는 건데 운 좋게 가입했다"고 자랑했다. 1년 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1.5% 이상 오르면 연 7%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해서 인기가 상당했다고 한다.
"얘, 우리가 투자할 만한 위안화 예금 뭐 없겠니?" 관심을 보이는 형수에게 나신용씨가 "어, 중국에 아이를 유학 보낸 우리 부장님이 어디 외국계 은행서 위안화 예금을 들었다고 하는 거 같던데"라며 "그런데는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알뜰씨는 만만한 막내 정보씨 방으로 쳐들어갔다. "정보야, 정보야, 요즘 그 뭐야, 중국 돈 예금하는 그거 좀 알아봐라."
"엄마, 중국 돈이라면..위안화요?" 얼떨떨한 나정보씨, 인터넷에 '위안화예금'를 키워드로 쳐봤다. 그러자 최근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이 위안화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다는 기사가 떴다. "흠..위안화가 인기는 인기인가 보지." 정보씨는 이참에 공부 좀 해보기로 마음을 먹고 다음날 일찍 근처의 SC제일은행 지점으로 향했다. 이 지점의 창구담당 양비교씨는 정보씨의 대학 동창이다.
'위안화 예금에 들겠다'는 정보씨에게 비교씨는 최근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위안화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위안화 무역 결제가 증가했고, 출장이나 유학 등을 위한 개인들의 위안화 환전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SC제일은행이 지난 4월 국내에 보통예금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 달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은 것도 이런 수요가 늘어나서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달 자유입출금식 위안화 예금을 내놨는데, 이 은행에서 위안화 예금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과연 재테크로 위안화 예금을 활용할 수 있느냐다. 위안화 보통예금이나 정기예금은 금리가 거의 없다. 예컨대 SC제일은행의 위안화 정기예금 금리는 연 0.3%(1개월 미만은 연 0.1%)이고 한국씨티은행의 금리도 연 0.1%에 불과하다. 비교씨는 이에 대해 "고객이 입금한 돈을 홍콩 소재 은행에 예치하는데, 홍콩의 예금금리가 이 정도 수준이라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위안화를 예금하기 위해 드는 수수료를 생각하면 위안화 예금은 매력이 없다. 위안화를 예치하려면 현찰수수료 3%를 내야하고, 만일 원화를 위안화로 바꿔서 예치하려면 환전수수료(6~10% 수준)에 현찰수수료를 또 내야한다. (참고로 현찰수수료는 SC제일은행이 2.5%로 가장 싸고, 씨티은행은 환전수수료를 다른 은행의 절반인 3%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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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씨는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보다는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위안화가 남았는데 몇 달 뒤 다시 환전할 거면 위안화 예금에 넣어 환전수수료를 절약하는 정도로 활용하라는 얘기다. 다행이 이 때 위안화 절상으로 환차익을 얻는다면 일거양득이다.
물론 위안화 절상을 강력히 믿는다면 얘기는 다르다. 비교 씨는 "위안화가 오르길 바라는 고객들, 집에 위안화 현금은 좀 있고 그냥 놔두기보다 환차익이라도 얻어 보자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많이 가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안화가 절하된다면 오히려 손실이 날 수 있다"며 "최근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위안화 절상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점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보다 안정적인 위안화 상품을 원한다면 지수연동예금이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절상 또는 절하 폭(최근 나온 상품은 대략 1.5~2%가 조건)에 따라 정해진 수익률(7%대)을 받는데, 원금보장 상품이라 최근 자산가들의 관심이 높다.
SC제일은행만 해도 지난 달 원금보장 구조화예금인 '더불어 정기예금 중국 위안화 연동' 상품을 딱 하루 판매했는데 모두 동이 났다. 지난 10월 신한은행이 역시 하루 동안 판매한 PB 전용 지수연동예금도 한도를 2배(50억 원에서 100억 원)로 늘릴 정도로 인기였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 초에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 배팅한 프리미어고객 전용 지수연동예금을 판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