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카드사여, 지금은 돌을 맞자

[광화문]카드사여, 지금은 돌을 맞자

채원배 금융부장
2011.12.30 09:59

"이 세상에 영원한 게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 그러니 그 한 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법정 스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 연말이다. 최선을 다하지 못한 일, 이루지 못한 일들이 머리 속을 맴돈다.

올 한 해는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힘들게 보냈을 것이다. 올해만 힘들다면 참고 견디면 되겠지만 새해 경제도 부정적인 전망 일색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기업의 임직원이 한숨을 쉬고 있는데, 그 한숨 소리가 유달리 더 큰 곳이 있다. 바로 카드사다.

금융권은 올해 '탐욕'논란에 휩싸였는데, 카드사는 그 논란의 한 가운데 있었다. 은행과 보험사에 비해 더 많은 비난을 받았고, 카드 수수료 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1.6∼1.8%로 낮추고, 중소가맹점 범위도 확대키로 했지만 각계의 수수료 인하 요구는 여전히 거세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지난 26일 '신용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새해 계획을 전면 수정할 상황에 처했다.

카드사 임직원은 이런 상황이 무척 당황스럽고 억울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을 만큼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 것이다.

모 카드사 사장은 원가공개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 공개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 사업이 적자여서 더 이상 수수료를 내릴 수 없다'는 것을 밝히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카드사는 고심 끝에 원가공개 계획을 접었지만 현 상황에서 원가공개는 또 다른 논란거리를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회계처리하는 원가와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원가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카드사는 마케팅 비용을 원가로 보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그렇게 인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과도하게 쓰고 있고, 임직원들의 임금도 과다하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너무나 편리하게 사용하는 게 카드인데도, 카드사 측의 우군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금융당국도, 학계도, 카드소비자들도, 가맹점들도 카드 덕분에 편하다고 생각하기는커녕 "카드 때문"이라고 말한다. 카드사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많겠지만 오랜 기간 불신이 쌓인 것이다.

이런 현실을 볼 때 카드사들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이미지를 제고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포인트를 강조하고, '슈퍼스타K'나 프로야구를 후원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던지는 돌을 맞지만 앞으로는 돌을 던진 사람조차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수수료 인하 문제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영수지상 더 이상 수수료를 내릴 수 없다면 사회공헌 차원에서 영세 가맹점을 선별하고 이들에 한해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내려 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카드사 고객이 사회적 약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사회공헌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카드사가 공공 기관이 아닌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수수료를 무조건 인하하라는 것은 기업에게 무조건 물건값을 내리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새해는 카드사들이 돌을 그만 맞고 소비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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