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요즘 은행 금리가 왜 이러냐?" 얼마 전 탔던 곗돈에 자식들이 준 용돈을 합쳐 예금에 가입하러 은행을 찾았던 엄청나 할머니는 예상보다 낮은 금리에 입을 딱 벌리고 돌아왔다. "우리 신상이가 대학 졸업할 때, 그때도 10%는 됐고 3년 전 저축은행에서 들어둔 예금 금리도 7%였는데, 오늘은 4%도 안 된다고 하니까 말이 안 되잖아."
"할머니, 요즘 4% 넘는 예금금리 찾기는 어려운데. 그냥 가입하고 오시지." 정보 씨의 핀잔에 신상 씨가 "아냐, 그래도 잘 찾아보면 있겠지."라며 나섰다.
재테크 혹한기다. 지난해 상반기 약간 오르는 듯 했던 시중은행의 정기 예금 금리는 다시 3%대까지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고금리를 제시했던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도 시중은행 수준으로 낮아지는 분위기다.
그래도 잘 찾아보면 4% 중후반의 예금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입하는 예금 중 이런 상품이 많다. 창구를 이용하지 않아 경비가 절약되는 만큼 고객들에게 금리로 돌려줄 수 있는데다 은행들이 신 시장 개척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고금리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KB Smart★폰 예금'이 단연 금리가 높다. 이 상품은 최고 연 4.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데 조건이 있다. 일단 기본이율(이하 1년 만기 기준)이 4.4%로, 상품을 가입할 때 생기는 추천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고 입력하게 하면 상대방과 내가 각각 0.1%포인트를 더 받는다. 1년 안에 2명의 추천번호를 더 입력하면 총 4.7%가 적용된다.
농협중앙회의 스마트폰 전용 '채움사이버정기예금'은 최고 4.74%가 가능하지만 조건이 더 까다롭다. '내사랑 독도' 앱에서 게임(독도 인근서 낚시)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하면 주는 금리 우대쿠폰(최고 0.5%포인트), 주변 사람에게 상품을 추천하면 제공되는 금리(1인당 0.05%포인트씩 5명까지), 사이버농협독도 회원 가입 시 제공되는 우대금리(0.1%포인트) 등을 다 받아야 한다.
우리은행의 스마트폰 전용 특판 정기예금 '우리스마트정기예금'은 연 4.4%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은행의 일반 정기예금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 이미 한 차례 한도가 소진돼 2차로 한도를 1000억 원 추가해 선착순 판매 중이다.
독자들의 PICK!
신한은행의 스마트폰 전용 예금인 '두근두근 커플예금'은 말 그대로 '커플'에게 높은 금리를 준다. 기본 금리는 4.1%이지만 전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커플사진을 등록하면 4.3%까지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은 인터넷이나 콜센터 전용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KB국민은행은 인터넷(e파워 정기예금)이나 콜센터 전용예금에 가입하면 연 4.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인터넷 전용 'E-플러스 정기예금'이 연 4% 금리를 준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전용 상품 외에도 종종 고금리 상품이 출시되기도 한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27일 창립 45주년을 기념해 특판 예금인 'KEB 나눔예금'을 판매했다. 이 상품을 통해 'YES 큰기쁨예금'에 가입하면 1년 기준 4.27%의 금리가 적용(이하 1월30일 기준)된다. 이외에도 15개월, 18개월, 24개월, 36개월이 가능한데 만기기간에 따라 0.3%~0.5% 우대금리가 지급돼 15개월은 4.35%, 36개월은 4.68%가 적용된다. 아쉽게도 이 상품은 지난달 30일에 이미 한도가 소진됐다.
사족 하나. 스마트폰 가입이 복잡해 고민인 경우 맘 좋은 은행원을 만나면 창구에서 대신 가입해주기도 한다. 엄청나 할머니가 바로 그런 예. 엄 할머니는 손자 정보씨가 쓰던 폰을 물려받아 올해부터 스마트폰 유저가 됐는데, 이번에 은행 직원의 도움으로 4%대 후반 금리의 스마트폰 전용 예금에 가입했다. 다만, 엄 할머니는 "실물 통장이 없으면 안 된다"(스마트폰 예금은 통장이 없음)고 해서 3000원을 내고 통장을 발급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