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역 3년 6월에서 11년까지. 부당대출 등 비리로 기소된 저축은행 임직원들에 대한 선고가 줄을 잇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진 재판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저축은행을 사금고처럼 운영한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남은 저축은행들도 잠재적인 '문제아'로 여겨지고 있다. 또 다른 비리를 저지를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대주주와 임원의 비리를 막기 위해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투명한 경영, 준법 경영에 동의한다.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움직임은 더디다. 준법감시인 운영 현실만 봐도 그렇다.
준법감시인은 말 그대로 기업이 법을 잘 지키는지 감시하는 직원이다. 사내 비리를 파악하고 기업이 법을 위반할 경우 이사회와 금융감독원에 동시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회사가 부당행위를 하면 회사와 함께 책임도 져야 한다. 그래서 준법감시인은 한 회사의 직원이지만 동시에 독립성이 보장돼야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준법감시인이 제대로 운영되기 쉽지 않다. 실제 저축은행 중 준법감시인을 제대로 운영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점을 운영하는 저축은행 경우 본점에만 준법감시인을 1, 2명 정도를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구색 맞추기 식으로 은퇴한 인사를 고용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문을 연 친애저축은행 사례가 눈에 띈다. '친애'는 일본계 금융회사인 J트러스트 계열사인 KC카드가 미래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내건 새 이름이다. 친애는 준법감시인을 15개 지점마다 두고 있다. 본점까지 총 20명의 준법감시인이 일을 한다.
윤병묵 친애저축은행 대표는 "은퇴자를 데려오는 등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할 사람들을 선정했다"며 "모든 직원이 준법정신을 평소에도 몸으로 익히도록 상주직원을 지점마다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애저축은행의 개업식에 가보니 '준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더라"며 "새로운 선수의 등장이 여전히 저축은행금고를 사사롭게 여기는 대표들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업한 지 두 달 남짓 된 친애저축은행 사례를 '성공'으로 속단할 순 없다. 다만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새 저축은행이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