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제권 제한' 개정안 계류중
별제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통합도산법(통도법)개정안에 대해 은행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경매를 통한 담보물건 처분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은행의 건전성 악화와 금리인상 등 부작용이 커진다는 목소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최근 국회와 금융당국에 통도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담은 입장을 전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법안이 논의될 때 다시 한 번 국회에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별제권이란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담보채권자가 다른 채권자 보다 우선적으로 변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행법에서는 개인이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은행은 경매 등의 담보 처분을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법 개정안은 은행이 최장 10년 동안 채무자의 담보물을 처분하지 못하게 된다.
통도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박영선(민주통합당)의원·박원석(진보정의당)의원의 발의로 19대 국회에 계류돼 있다. 법안은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차주(집 주인)의 실거주 주택 한 채에 한해 별제권 행사를 금지하는 대신 원리금을 10년 안에 분할 상환토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은행권은 당국에 전달한 '입장'을 통해 "하우스푸어를 구제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법이 개정될 경우 주택이 담보물로서의 가치가 사라져 은행의 건전성 악화와 향후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인상 등 사회적인 비용과 파장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인수위쪽에서 하우스푸어들이 집을 잃지 않고 대출을 장기간 나눠 갚아 재기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통도법 개정이 힘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 시민단체의 별제권 제한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금융당국도 "통도법 개정에 대비해 우려되는 부작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입장 변화를 드러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별제권의 법적 검토 등에 대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장 수익성과 건전성이 훼손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임원은 "담보의 본질은 돈을 빌린 사람의 신용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처분할 수 있다는 건데 일정 기간 담보물을 처리할 수 없으면 자산의 건전성이 나빠지고 충당금을 추가로 쌓는 등 은행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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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해도 집이 담보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면 금리가 올라가고, 주택담보대출시 개인의 신용도에 대한 평가가 엄격해져 주택담보대출 시장 자체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결과론적으로 은행과 소비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주장이다.
아울러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빚을 갚지 않아도 10년 동안 집이 경매로 넘어가지 않으므로 채무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다른 시중은행 한 임원은 "쉽게 개인회생을 신청하거나 고의연체자가 늘어날 소지가 크다"며 "법 개정에 따른 사회적인 득실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하우스푸어의 재기를 돕는 취지라면 원리상환 기간을 재조정하는 등 기존의 채무구조조정으로도 가능하다"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측은 "아직 검토 단계로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신중하게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