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주사 회장님, 괜찮을까요?

[기자수첩]지주사 회장님, 괜찮을까요?

배규민 기자
2013.02.01 07:00

"분위기가 어떤가요. 임기를 마치기 전에 바뀔까요?" 최근 금융권 관계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주요 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국내 주요 6대 금융지주사 중 현 정부와의 인연으로 회장 자리를 낙점 받은 곳은 모두 4곳이다. 하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 회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경영진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고 선별 수리 방식으로 물갈이를 했다.

"A금융지주회장은 임기를 못 채울 것 같다. B금융지주회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사표를 제출한다더라." 당사자 뿐 아니라 해당 금융지주사 관계자들도 벌써부터 좌불안석이다. 회장의 거취에 따라 전 그룹사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각 지주의 자회사는 10개 안팎이고, 관련 직원들은 수 만명에 이른다.

KB금융지주의 자회사 한 관계자는 "3년마다 그룹 전체가 들썩인다"며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정부가 지분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늘 회장 선임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해왔다.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관계자는 "최고경영자 선임 전후로 4개월 이상은 업무 보고 등으로 영업에 전력을 쏟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 2010년 신한금융지주 경영진들의 내부 고발 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은 일주일 만에 1조5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당시 한 외신은 "투명하지 못한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외부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지주는 그 사건 이후 CEO승계 프로그램 도입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보강했다. 2011년에는 금융지주사 중 최고 규모인 3조1000억원이라는 순익을 냈다.

하지만 글로벌금융그룹을 꿈꾸는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은 여전히 정권 교체기와 회장 선임 때 마다 CEO 리스크에 노출된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국내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시각은 어떨까.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금융지주회사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는 CEO리스크"라고 말했다. 몇 년 전에도 들었던 말이라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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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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