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가입기간·'오락가락'금리에 눈치 고객 상당수… 국세청 사이트 '불통'
#직장인 김씨(28세·여)는 아침부터 은행에 다니는 대학교 선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늘부터 재형저축 판매를 시작하니 가입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선배가 할당받은 목표는 100건이다.
18년 만에 부활한 재형저축 판매 첫날, 은행들은 판촉활동과 지인 영업 등을 통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고객은 "아침부터 상품에 관한 안내 문자와 메일이 쏟아지고 있다"며 "다른 일 때문에 영업점에 갔는데 계속 재형저축 가입 권유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 영업점은 전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다. 직장인이 많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도 남대문과 서소문에 있는 주요 은행 영업의 전체 대기 인원은 5명 안팎이었다.

국민은행 남대문 지점 한 직원은 "재형저축에 대한 문의전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 내방고객은 그렇게 많지 않다"며 "판매 첫 날이고 소득금액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못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재형저축에 가입하려면 소득금액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아침부터 국세청의 온라인 신청사이트 '홈택스(www.hometax.go.kr)'는 소득확인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한 접속자가 폭주해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됐다.
대형은행 한 지점장은 "고객이 원하면 은행이 대신해서 소득확인 증명서를 발급 받아 줄 수 있지만 세무서도 대기 인원이 많아서 서류 발급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가입기간이 길어서 망설이거나 금리 눈치 보기를 하는 고객들도 상당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금 가입을 위해 영업점을 찾은 직장인 최씨(30·여)는 재형저축과 다른 적금상품을 놓고 고민하다 결국 최종 가입을 미뤘다. 최씨는 "금리나 과세 혜택면에서는 재형저축이 우세하지만 7년이라는 가입기간은 부담이 된다"며 "결혼 등 목돈 들어갈 일도 많아서 조금 더 고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들은 이날 아침까지 재형저축 금리를 변경했다. 광주은행은 기본금리를 연 3.8%에서 연 4.2%로 인상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도 기본금리를 연 3.4%에서 연 3.7%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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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은 소득금액증명서 발급이 원활해지고 금융기관들의 금리 고시가 이뤄지면 가입자 수가 급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 시중은행 서대문 영업점 직원은 "실시간 집계는 안 했지만 가입 서류 작성 건수가 10건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류 구비가 원활해지고 홍보를 강화하면 가입자 수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이 2011년도 국세청 통계자료를 집계한 결과 대형저축 가입 대상자는
급여소득자가 620만명, 자영업자가 280만명으로 총 900만명에 이른다. 재형저축은 연소득이 5000만원 미만인 근로자나 종합소득금액이 3500만원 이하인 개인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