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격 유무 따라 연봉 가늠해 볼 수 있어…"가입 권유도 조심스럽다"
#은행에 다니는 임씨(31·남)는 '재형저축' 가입 신청서를 들고 동창회 모임에 나갔다. 그런데 "대상이 안 된다"며 서류를 돌려주는 동창들이 있었다. 순간 옆에서 가입서를 쓰던 다른 동창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서민들의 목돈 마련을 위해 재형저축이 18년 만에 부활했지만 일부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가입 대상이 안 됐으면 좋겠다"는 푸념도 나온다. 일반 적금보다 1%포인트 가량 높은 고금리에 세제 혜택(14% 면제)도 좋지만 가입을 못하더라도 차라리 보수가 높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입사 8년차 이씨(33·여)는 지난 6일 재형저축 판매 첫 날 가입했다. 이씨는 "과세 혜택을 제쳐두고라도 금리가 높아 빨리 가입했다"며 "하지만 입사 3년 차인 지인이 가입 자격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니 의기소침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형저축은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와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입 자격 여부에 따라 그 사람의 연봉 수준이 대충 가늠된다.
그러다보니 선뜻 지인들끼리 재형저축 가입 여부를 묻기가 껄끄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중은행 한 직원은 "'너 연봉 5000만원 안 되지'라는 뜻으로 받아들일까봐 친구들한테 가입을 권유하기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슷한 나이지만 직장에 따라 재형저축 가입 자격 유무는 뚜렷이 나뉜다. 재형저축을 파는 은행만 해도 직급이 대리면 연봉이 5000만원이 넘어 대부분은 가입할 수 없다. 일부 은행은 초봉이 4000만원 중반으로 입사 2년~3년차만 돼도 재형저축 가입 자격 요건이 안 된다. 신입사원 평균 연봉이 4500만원대인 조선중공업 분야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중소기업의 경우 30대 중후반의 과장들도 가입자격 조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제 하루만 6만5000좌를 판매한 기업은행은 공단지역에 근로자들이 상당수 가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