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첫 금감원 검사 동행 취재기-下]감춰도 끝까지 찾는다, 불법행위 적발사례

금융감독원의 검사는 현물검사(시재검사)부터 현장점검, 자금추적, 임직원 면담, 각종 자료 제출요구까지 다양하게 이뤄진다. 그만큼 생각지 못한 곳에서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경우가 적잖다.
퇴출된 토마토저축은행을 검사하던 베테랑 A검사원은 낯선 담보물 감정서를 보고 의아해했다. 불상이나 탱화를 담보로 대출을 취급하면서 첨부한 감정서였다. 오래된 불상이나 탱화는 사실 감정 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감정하더라도 편차가 커서 전문가들조차 꺼리는 경우가 있다.
보수적으로 담보가치를 따져야할 금융회사가 이 같은 담보물을 바탕으로 대출을 취급했다는 게 납득이 안됐다. 더 황당한 건 감정서를 보니 돈 빌린 사람이 직접 감정을 하거나 비전문기관인 저축은행이 감정을 한 것이다. 심지어 어떤 불상이나 탱화는 점유조차 하고 있지 않았다. 저축은행 직원에게 물어보니 "박물관에 전시 중"이라는 기막힌 답이 돌아왔다.
금감원은 우선 해당 대출의 부실(529억원 규모)을 지적했다. 나아가 부당대출 뒤에는 또 다른 불법행위가 있다고 판단해 끈질기게 자금추적을 실시했다. 그 결과 개별차주 한도를 피하기 위해 차명으로 받은 대출을 적발, 검찰에 고발했다.
차주의 사업장을 방문해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사례도 많다. 솔로몬저축은행을 검사할 당시 B검사원은 총 1000억원이나 되는 대출금(3개 차주)이 사실은 차주가 서로 같을 것이란 의심을 했다. 각각의 차주 통장에서 지급된 임직원 급여내역을 보니 급여를 받은 직원 상당수가 겹쳤기 때문이다.
검사원은 등기부 등본 상 소재지를 찾아갔다. 사무실에는 책상 하나만 있었다. 직원들은 모두 모회사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었다. 모회사를 찾아가 전화번호부를 보니 거기에 모든 직원들 이름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동일차주 신용공여 한도초과였다.
아예 채권서류를 이중으로 관리하다가 적발되기도 한다. 한국저축은행은 여신서류를 '금감원 검사용'과 '내부용'으로 분리해 보관하고 있다가 덜미를 잡혔다. 금감원은 제보를 접수하고 불시점검을 실시해 금고에 보관 중인 이면서류를 확인했다. 총 35개 거래처, 1003억원의 대출이 이중으로 작성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