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3사 고객 정보 유출 사고, 검찰·당국·카드사 1주일 동안 핑퐁게임만

카드사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늦장 대응으로 고객 불안이 커지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진 지 1주일이 지났지만 피해 명단도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검찰과 카드사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해온 가운데 금융당국도 신속한 대책을 못 내놨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며 금융감독원은 검찰이 개인정보 불법수집자로부터 압수한 파일을 넘겨받아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압수 파일 자료와 금감원이 실제 카드사 현장검사에서 확보한 개인정보 관련 자료 등을 비교 검토해 유출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금감원은 빠르면 이번 주 카드사들이 피해 고객에게 본인 정보의 유출 여부와 종류를 서면,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으로 통지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나온 조치는 지난 주 유출 사건이 터진 후 처음으로 제시된 구체적 대응책이다. 검찰이 지난 8일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에서 개인정보 1억3000만건이 유출됐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대책에 대한 계획'이나마 제시한 셈이다.
그동안 검찰과 카드사는 유출 피해 명단 확인에 대해 '핑퐁게임'만 이어왔다. 카드사는 검찰이 압수한 자료가 없으면 당장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조차 알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사실 조회 신청과 같은 요청이 없었다면서 느긋한 모습을 보였다. 사건 발생 초반부터 추가 유출을 막았다는 공로를 부각시키며 대규모 피해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유출된 개인정보의 건수만 공개됐을 뿐 그 이상 어떤 구체적 내용도 확인되지 않자 소비자들의 궁금증과 불안감은 커졌다. 비판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대응책을 내놓기 시작한 모양새다.
전날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주재의 '금융회사 고객정보 유출 관련 긴급간담회'가 갑작스럽게 열리기도 했다.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주요 금융사 CEO들은 당일 점심시간 직전에 간담회 참석 요청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추가 피해방지에 주력하면서 신속히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먼저 이달 안에 정보유출감시센터를 설치해 추가 유출 사례와 소비자 피해 사례를 신고 받을 예정이다.
금융위는 개인정보보호 강화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17일 열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과태료를 상향 조정하고 영업정지 조치 부과 등 행정제재 내용도 손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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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 전자금융거래법 등 여러 법률에 산재해 있는 개인정보 관련 규정도 서로 충돌이 없도록 정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