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관리·환경 분야 등 가입 의무화 추진...기업 관심도 높아져 보험업계 새 수익원 부상

지난해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 올해 초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카드사와 통신사 등의 대규모 고객정보유출…. 최근 잇따른 사고를 계기로 타인의 인명, 재산 등에 입힌 피해를 보상하는 배상책임보험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귀찮은 보험'이거나 존재 자체를 몰랐던 배상책임보험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는 가운데, 당국과 보험업계도 시장 확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개인정보유출배상책임보험' 계약 건수는 총 119건. 개인정보유출배상책임보험은 개인정보 유출을 당한 고객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을 때의 비용을 부담한다. 국내에 고객정보를 다루는 '웬만한 규모'의 은행과 증권, 보험사만 100여 곳을 훌쩍 넘고 여기에 2금융과 통신사, 온라인쇼핑몰 등을 합하면 수천 곳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막상 가입은 저조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개인정보 유출이 있었던 3개 카드사 중 KB국민, 롯데카드만 이 보험에 가입해 있었다. 보상한도는 30억~40억 원 규모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달라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규모 정보유출이 현실화되고, 이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문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킹이나 전산장애 등으로 피해를 본 고객의 손해를 보상하는 '전자금융거래 배상책임보험'이 의무보험인 반면, '개인정보유출배상책임보험'은 가입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가입이 저조했다"며 "연초 고객정보 유출 사태이후 가입여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참에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을 의무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난 금융사 등이 고객에 충분한 보상을 해줄 수 있도록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강제하자"는 취지로 개인정보법 등 3개 법안의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람들을 유치해 바다와 강가 등에서 수련활동을 하는 업체, 주최자 등을 대상으로 한 배상책임보험 개발도 한창이다. 지난해 7월 고교생 5명이 사망한 태안 해병캠프 사고에서 보듯, 사설 캠프가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가 피해자들의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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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이 금융권에 보험개발을 의뢰했으며,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 대표 발의로 이 보험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현재 보험개발원이 해양경찰청의 사고율 데이터를 받아 요율 산정에 착수했다.
2012년 구미 불산 유출 사고처럼 기업 시설에서 화학물질이 누출되는 사고도 증가하면서, 관련 책임보험(환경오염배상책임보험)의 의무화도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환경오염 사고는 인명피해는 물론 주변 자연환경에 미치는 피해도 커 기업의 능력으로 보상을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 지자체 예산이나 국민성금 등으로 피해자 보상이 이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책임보험에 강제 가입시켜 사고가 났을 경우 보험금으로 피해를 보상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배상책임보험이 보험업계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배상책임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상당히 발전된 분야다. 마우나 리조트 사고 이후 이미 가입한 책임보험의 보상한도 규모, 한도 증액 가능성 등을 묻는 전화가 느는 등 기업들의 관심은 커졌다는 판단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책임보험 가입자가 늘면 대수의 법칙에 의해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고, 이는 다시 가입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손보업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손보업계 배상책임 원수보험료는 5486억 원으로 2008년부터 연평균 4.4%씩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