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익률 19%라고 하면 당연히 원금보다 더 많은 돈을 돌려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겠어요? 설계사 말만 듣고 해지했더라면 후회막급 이었을 거예요."
얼마 전 만난 한 지인이 보험사 '행태'에 분통을 터트렸다. 그의 어머니는 10년전 A보험사의 '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증시 활황과 더불어 변액보험이 불티나게 팔렸다. 50대였던 어머니는 고수익이 난다는 말만 듣고 이 상품에 가입했다.
변액보험은 납입 보험료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가입자에게 수익을 배분한다. '유니버셜'은 입출금까지 가능하지만 일반인이 상품 성격을 세세히 알기엔 복잡한 측면이 있다. 지인의 어머니는 매달 30만원씩 꼬박꼬박 보험료를 냈고, 드디어 지난달 말 의무납입기간인 10년이 끝났다.
연로한 어머니 대신 지인이 보험사 콜센터에 전화했지만 계약자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우여 곡절 끝에 해당 보험계약을 담당한 설계사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설계사는 "투자수익률이 19%가 났다"는 말을 꺼냈다. 당연히 총 납입보험료(3600만원)보다 많은 돈을 돌려받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원금보다 작았다. 10년간 꼬박꼬박 납입했는데 5% 가량 원금손실이 났다.
지인이 "실제 해지금이 얼마냐"고 묻자 설계사가 뒤늦게 실토한 것. 19% 수익률은 실제 납입 보험료의 수익률이 아니라 사업비 등을 뗀 후 펀드에 투자한 자금의 수익률을 뜻했던 것이다. 보험 가입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숫자다.
변액보험 연금형은 연금 개시시점(통상 10년) 이후부터 최저보증제도에 따라 원금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유니버셜은 계약자가 사망해야만 원금을 돌려받는다. 보험에 가입할 때도, 해지할 때도 보험사는 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또한 의무가입기간(10년)이 지나면 사업비를 떼지 않기 때문에 10년 이후부터는 원금 이상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인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보험을 해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런 설명 역시 설계사에겐 듣지 못했다.
2년여 전 소비자 단체에서 변액보험 '마이너스 수익률'을 지적해 파장이 작지 않았다. 보험사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몇 년이 흘렀다. 금감원은 요즘 '소비자 보호'를 자나 깨나 강조한다. 보험사들은 민원 줄이기에 온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고객이 어려울 때 힘이 돼 주겠다"는 약속을 100% 믿기엔 여전히 석연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