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하나은행장,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기자수첩]하나은행장,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정현수 기자
2014.05.08 17:44

하나은행 홈페이지에는 'CEO 룸'이라는 공간이 있다. 여기에는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의 대외활동이 상세하게 나열돼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 3월31일 이후 'CEO 룸'에는 새로운 글이 없다. 3월 한달에만 24개의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하나은행과 김종준 행장을 둘러싼 최근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김종준 행장이 지난달 17일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으면서 그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도 그치지 않고 있다. 징계 이유는 김종준 행장이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미래저축은행을 부당 지원했다는 것이다. 중징계를 받았지만 내년 3월까지 잔여임기는 마칠 수 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직간접적으로 김종준 행장의 중도퇴진을 압박했다.

금융당국의 '관치논란'까지 되살아났지만 김종준 행장은 조직의 안정을 이유로 퇴진 압박을 거부했다. 그리고 한동안 이 일은 잊혀졌다. 하지만 또 다시 김종준 행장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현장에서다.

김종준 행장은 예상을 깨고 ADB 연차총회에 참석했다. 올해 ADB에는 서진원 신한은행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 등 2명의 시중은행장만 참석했다. 징계 발표 후 한동안 대외활동을 자제해왔던 김종준 행장의 ADB 참석만으로도 관심사였다. ADB를 시작으로 김종준 행장이 본격적인 대외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김종준 행장의 ADB 참석은 여러 구설수를 낳았다. 김종준 행장은 거취를 궁금해하는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일체 대응하지 않았다. 취재진과 불편한 기류까지 형성됐다. 결과적으로 김종준 행장은 하나은행장으로서의 향후 사업계획조차도 언급하지 못했다.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ADB에서 김종준 행장은 해외진출 방안을 속 시원하게 소개했다.

김종준 행장의 속앓이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당장 불편하다고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면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차라리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게 옳다. 그래야만 남은 임기동안 김 행장 스스로 밝힌 '유종의 미'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CEO 룸'에 언제 새 글이 올라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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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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