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융 광고규제 전면손질, '손범수 암보험 광고' 제동

[단독]금융 광고규제 전면손질, '손범수 암보험 광고' 제동

박종진 기자
2014.06.05 08:00

금융당국, 보험 이미지광고도 '법적 규제'…소비자 겁주는 '공포마케팅' 금지, 연예인 보험광고 빨간불

앞으로 보험료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는 보험 상품 이미지광고도 법으로 규제한다. 당장 방송인 손범수, 이순재씨 등 유명 연예인들의 보험 광고부터 줄줄이 제동이 걸린다.

특히 암환자의 생존률을 내세우는 등 소비자의 불안감을 키우는 '공포마케팅'이 금지된다.

정부는 보험뿐만 아니라 은행, 증권, 여신전문회사 등 모든 금융권역 전체의 광고 규제를 전면 손질할 방침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보험 상품 이미지광고를 규제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보험 상품 이미지광고란 보험료나 보험금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 없이 말 그대로 상품의 이미지만 광고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보험 모집광고는 보험업법과 보험업 감독규정에 근거해 규제를 받는다. 광고에 들어가야 할 사항과 쓸 수 없는 내용에 대해 법에서 기준을 정해놨고 생보, 손보협회가 이를 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지광고는 예외로 인정돼 규제 대상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규제 사각지대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다. 상당수 보험 상품 이미지광고가 사실상 특정 상품을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와 보험금을 제시하지 않을 뿐 보장내역이나 보장기간, 가입연령 등 상품의 주요 내용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예 상품 이름과 가입문의 전화번호까지 반복적으로 안내하고 있다"며 "기업 이미지를 내세우는 순수 이미지 광고를 제외하고 나머지 광고들은 규제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당국의 점검 결과 문제점이 속속 발견됐다. 예컨대 방송인 손범수씨가 광고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AIA생명의 '뉴 원스톱 암보험'의 경우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광고에서는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 보험료를 돌려주는 '100% 환급형' 위주로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갱신형 선택특약, 50% 환급형·소멸성 선택특약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의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위 '공포마케팅'도 논란거리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암환자 5년 이상 생존률이 얼마라느니, 암환자 중 대다수는 암보험이 없다느니 하는 광고 문구는 암에 대해 과다한 불안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법적 근거를 새롭게 정비해 보험광고의 공포마케팅과 소비자 오해유발 행위를 차단할 방침이다.

당장 관련 광고를 진행 중인 보험회사의 담당 임원들을 불러 문제가 있는 광고를 중단하거나 다른 광고로 대체토록 지도할 계획이다. AIA생명을 비롯해 라이나생명, AIG손보, ACE손보 등이 대상이다.

나아가 금융당국은 모든 금융광고 규제를 대대적으로 정비한다. 규제완화 흐름과는 별개로 소비자보호를 위해 규제의 허점을 바로잡는다는 차원이다.

우선 은행, 보험, 증권, 여전사 등 권역별로 제각각으로 적용되고 있는 광고규제 간에 형평성을 맞춘다.

또 규제 대상도 조정한다. 보험 상품의 이미지 광고처럼 기존 규제 대상에서 불합리하게 빠져있는 광고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TV, 신문광고는 물론 전단지와 지하철 광고 등 모든 종류의 금융 관련 광고를 점검해 소비자보호에 빈틈이 없도록 규제를 손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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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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