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연금화로 고령화 '재앙' 피해야

[기고]연금화로 고령화 '재앙' 피해야

류건식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
2014.07.22 09:20
류건식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
류건식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

의학기술 발전과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기대수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은퇴 후 노후 대비를 위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연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직자 대부분은 퇴직금(은퇴자금)을 연금보다는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1/4분기에 55세 이상 퇴직자의 약 98%가 일시금으로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문제는 일시금으로 수령한 퇴직금의 약 60%가 생활비와 같은 소멸성 지출에 사용되고 노후 대비를 위해 저축·투자된 비율이 14%에 불과하기(한국 노동연구원 2013년 조사결과) 때문에 은퇴자금이 조기에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퇴직자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매월 또는 매년 연금으로 수령하는 연금화(Annuitization)방안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보다 일찍이 고령화를 경험한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도 퇴직자들이 퇴직금의 연금화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연금개혁을 추진하였는데, 이러한 사례를 감안할 때 다음과 같은 연금화 방안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퇴직금의 일시금 수령보다 연금 수령 시 세제혜택을 더 많이 부여하는 방안이다. 물론 2012년 세법 개정으로 종신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4%의 세율을 적용하고 수령 시기에 따라 세율을 차등화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시금으로 퇴직금을 수령하는 경우와 비교해보면 감면세액면에서 차이가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종신연금을 수령할 때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호주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연금 수령 방식을 다양화하여 은퇴자의 선택 폭을 보다 확대하는 방안이다. 구체적으로 근로자가 별도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는 한 자동적으로 퇴직금이 연금으로 전환되는 디폴트 연금전환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퇴직금의 일부는 일시금 수령을 허용하되 나머지는 연금으로 전환하는 부분연금제도나 연금으로 전환된 퇴직금 중 일정한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인출을 허용하는 프로그램 인출제도 등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평균 수명 이상으로 장수함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은퇴자의 장수리스크를 연금상품으로 헷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수리스크 헷지 연금상품(고령친화형 연금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면 연금지급 개시 연령을 연기하여 고연령기에 연금을 지급받는 상품(예: 고연령 거치연금) 등을 적극 개발함으로써 은퇴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연금제도가 노후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은퇴자금의 분배 단계에서 연금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매우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수는 축복이기도 하지만, 안정적인 소득이 없는 고령화는 불행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경제 활동기에 축적한 은퇴자금이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사적연금의 노후보장 및 사회보장적 기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금융위가 지난 15일 발표한 보험규제 개혁방안 중 퇴직금의 일시금 수령을 축소하고 실질적으로 연금화를 유도하는 정책은 매우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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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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