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통화 실명제, 반년]<3>자금세탁방지 규제는 강화...취급업소·ICO 규제는 아직
올 1월말 가상통화 거래실명제 실시 이후 정부는 G20(주요20개국) 회의를 기다려왔다. “아직 가상통화에 대한 국제적으로 통일된 정의도, 규제도 없다. G20 회의 결과를 지켜보자”는게 정부의 공식 답이었다.
G20 재무장관들은 지난 3월 회의에서 “FSB(금융안정위원회)와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등 국제기구들 중심으로 가상통화 관련 이슈를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필요한 국제 공조 방안을 검토해 보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자연스레 시장은 ‘G20’이 가상통화 시장 규제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다. G20 회의 때 모이는 각종 국제기구들도 이번 회의에 맞춰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취급업소), ICO(가상통화 공개) 등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이번 G20 회의 결과는 시장을 실망시킬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각종 국제기구들의 움직임을 종합해 보면 가상통화 자체에 대한 정의나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ICO에 대한 규제 방향은 아직도 통일된 목소리가 없기 때문이다.
FSB는 지난달 25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총회에서 가상통화 시장에 대해 논의했지만 “가상통화가 현재까지 금융안정에 중대한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며 “가상통화 시장의 유동성 및 변동성 위험과 리스크 전달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는데 그쳤다.
ICO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IOSCO(국제증권감독기구)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못했다. 지난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IOSCO 총회에선 “각국의 ICO와 가상통화에 대한 대응 방식이 매우 상이한 만큼 획일적인 정책 권고 등을 마련하기보다 각국의 대응 방식을 비교, 정리함으로써 개별 국가의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춰 검토 작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유일하게 국제적으로 통일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자금세탁방지다. FATF는 지난달 24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총회를 열고 가상통화의 자금세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FATF 권고기준과 가이던스를 개정하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을 G20에도 보고하기로 했다. FATF는 각국 정부에 가상통화와 관련된 자금세탁방지를 위해 법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적으로 G20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이번 G20 회의에서 전반적인 규율체계까지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