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착한 소비' 독려하는 제로페이…소비자 움직일까

[MT리포트]'착한 소비' 독려하는 제로페이…소비자 움직일까

변휘 기자
2018.12.19 20:03

[제로페이 실험]<4>소상공인 부담 줄여주는 '착한 결제'…"소비자 선의에만 기대긴 어려워" 지적도

[편집자주] 정부 주도의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가 시범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소비자 유인책이 부족하고 결제 편의성도 높지 않아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제로페이가 이같은 우려 섞인 시선을 벗어던지고 서민용 결제 서비스로 안착할지 살펴봤다.
'착한소비'를 권장하는 제로페이 광고 문구/사진=제로페이 홈페이지
'착한소비'를 권장하는 제로페이 광고 문구/사진=제로페이 홈페이지

제로페이의 마케팅 포인트는 '착한 소비'다. 기존의 카드 결제 방식은 소상공인에게 수수료 부담을 지우는 '나쁜 소비',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로페이는 '착한 소비'라는 시각을 통해 소비자들의 제로페이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착함'이 소비자들의 제로페이 이용을 유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일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제로페이의 대표 광고 문구는 '착한 결제'다. "내 물건 사면서 골목상권 살리는 착한 결제는?" "소상공인을 힘들게 한 건 결제수수료 문제!" "간편함을 나눔으로" 등의 광고물이 서울시내 곳곳에 붙었으며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광고 제목 역시 '착하게 산다고 돈 나와? 나와! 착한 결제 제로페이 서울'이다.

광고 내용도 제로페이가 소상공인을 돕는 내용으로 채워진다. 한 광고에서는 길을 걷던 행인들이 갑자기 쓰러지자 주변 사람들은 휴대폰으로 쓰러진 사람들의 QR코드를 찍고 그러자 쓰러진 이들이 다시 일어선다. 쓰러진 자영업자를 소비자들이 QR코드 결제, 제로페이로 일어서게 만든다는 의미다.

하지만 '착한 소비' 마케팅의 세계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탐스 슈즈(TOMS Shoes, 탐스)는 제로페이 마케팅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 탐스는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빈곤국가 어린이에게 한 켤레를 기부하는 '원 포 원(One for One)' 모델로 유명하다.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 여행 중 신발 한 켤레를 나눠 신는 어린 형제를 만난 뒤 창업을 결심했다.

당초 250켤레를 팔아 아르헨티나 어린이 250명에게 신발을 나눠주겠다는 소박한 목표로 출발한 탐스는 취지에 공감한 유명배우 스칼렛 요한슨 등이 선택하며 '대박'을 쳤다. 창업 6개월만에 1만 켤레 판매를 돌파하는 등 10년여 동안 60개국 어린이들에게 6000만 켤레의 신발을 기부했다.

하지만 '착한 소비'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탐스는 최근 다소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신발 등 주력 상품의 매출 부진이 이어지며 재정 위기에 빠졌고 지난해 말에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Caa3' 등급을 받아 투자 부적격 판정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을 탐스의 상품 경쟁력에서 찾고 있다. 탐스는 성장을 이끈 아르헨티나 민속신발 '알파르가타'(Alpargata) 디자인 외에 특별한 효자상품이 없었고 사업영역을 확장한 가방, 선글라스, 안경 등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결국 '착한 소비' 마케팅 역시 기본적인 상품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교훈이다.

한 금융회사 마케팅 임원은 "신용카드업계에선 필요한 할인 혜택만 쏙쏙 빼먹고 필요 이상으로 카드를 사용하지 않아 회사로선 오히려 손해인 '체리피커'들이 골칫거리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결제 분야에서는 마냥 소비자들의 선한 의지에만 기대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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