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참여 9개 카드사, 200억원 상생기금 조성 준비
저신용 소상공인 위한 '햇살론 카드'에 쓰일 것으로 예상
보험업권도 300억 출연… 카드업계도 상생에 동참하기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참여했던 카드사들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200억원을 내놓는다. 소비쿠폰 사용으로 카드 결제가 늘어난 만큼 상생 차원에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취지다. 실제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서 돈을 벌지 못했음에도 카드사들은 상생금융에 동참하기 위해 출연에 나설 예정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에 참여했던 9개 카드사는 2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 조성을 준비 중이다. 마련된 기금은 소상공인을 위한 '햇살론 카드' 상품 출시에 사용된다.
햇살론 카드는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연 가처분소득 600만원 이상인 저신용자의 신용카드 발급을 돕는 제도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해 할부나 포인트 적립 등 혜택에서 제외되는 저신용자를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카드사들의 출연금을 재원으로 활용하며 서민금융진흥원이 보증을 선다.
이번에 만들어지는 햇살론 카드는 기존 상품과 다르게 저신용 소상공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보증 공급액은 1000억원이다.
카드사들이 200억원 상생기금을 마련하는 배경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이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달 말 시작된 소비쿠폰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대부분 국민이 자신이 보유한 카드로 소비쿠폰을 발급받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카드 결제액이 크게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제액 증가로 카드사 수익이 늘었을 테니 그만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출연금 분담 비율도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률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쿠폰 신청과 사용이 많았던 카드사가 더 많이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 수가 가장 많은 신한카드와 지방에서 카드 발급 인프라를 잘 갖춘 NH농협카드의 분담금이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을 준비하면서 카드사들에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요청했다. 소비쿠폰 사용으로 발생하는 수익을 소상공인 가맹점에 환원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난색을 보였고, 소비쿠폰 결제에서만 수수료를 낮추는 것도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워 실행되진 않았다. 이후 수수료 인하 대신에 카드사들이 상생금융에 참여하는 방식이 논의되면서 이번 기금 마련이 결정됐다.
정작 카드업계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에서 이익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전통시장, 동네 식당 등이다. 이들 영세·중소 가맹점에는 0.40∼1.45%의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카드 결제에서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구조인데다가 소비쿠폰 사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 비용까지 감안하면 카드사는 적자를 피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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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수수료율 인하에다 올해는 가계대출 규제로 카드론을 취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익이 날 구멍이 없는데 상생기금 마련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 금융권이 상생금융에 동참하는 분위기에서 카드업계도 정무적으로 판단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보험업계는 취약계층 보험상품 무상 공급을 위한 3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로 다른 업권보다 상생기금 마련에 조금 더 민감할 순 있다"면서도 "차라리 200억원을 잘 써서 업계 이미지를 챙기면서 향후 규제 혁신 등을 건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