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되면 '3년 임기' 금감원장도 해임가능..IMF 권고 '역주행'

공공기관되면 '3년 임기' 금감원장도 해임가능..IMF 권고 '역주행'

권화순 기자
2025.09.10 15:39
국제 통화기금(IMF)의 국내 금융감독기구 관련 권고사항/그래픽=김지영
국제 통화기금(IMF)의 국내 금융감독기구 관련 권고사항/그래픽=김지영

해외 주요국 감독기구 예산통제/그래픽=김지영
해외 주요국 감독기구 예산통제/그래픽=김지영

금융감독원이 내년에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3년 임기가 보장되는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정부가 해임을 권고할 수 있게 된다. 금감원은 상급 기관인 금융감독위원회 뿐 아니라 재정경제부에도 예산과 인력에 대해 '이중 통제'를 받는다. 해외 주요국 감독기구 가운데 이중통제를 받는 유일한 사례다. 이는 5년 전 국제통화기금(IMF)의 정기평가에서 나온 권고에 역주행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정부 조직개편 발표에 따라 금감원은 내년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공기관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 등 3가지가 있는데 금감원은 지난 2007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09년 해제됐다. 2년 만에 해제된 것은 금융감독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금감원이 16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되면 상급 기관인 금융위 뿐 아니라 재경부 산하의 공운위의 강력한 통제를 받게 된다. 지금은 예산에 대해 금융위의 통제를 받긴 하지만 민간기관이라서 상당수 독립성, 자율성이 인정됐다. 반면 금융위와 재경부 2개 부처의 이중 통제를 받으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는 해외 주요국 감독기구와 비교해 유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 기구인 영국의 PRA(건전성감독기구)·FAC(영업행위감독기구)의 경우 금감원처럼 감독분담금 등이 재원이지만 예산은 자체 결정한다. 호주의 APRA(건전성감독청)도 자율적으로 예산을 짠다. 독일 연방금융감독원인 Bafin의 경우 행정감시위원회라는 외부위원회가 예산을 통제하지만 이는 정부 조직은 아니다.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CFPB(금융소비자보호국)도 자체적으로 예산을 짜고 있다. 예산에 대해서는 각국이 감독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개혁안이 확정되면 3년 임기가 보장되는 금감원장도 해임될 수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을 개정하고 기관장 평가 항목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현재는 공기업과 준정부기관만 경영평가를 하고 기타공공기관은 해당 부처의 자체 평가를 받지만 향후에는 경평 대상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금감원장이 정부의 '정성적'인 평가에 따라 해임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3억5000만원에 달하는 보수(성과급 포함)도 대폭 줄고, 업무추진비도 상세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부 통제가 강력해진다.

금감원은 지난 5년 동안 공공기관 미지정을 전제로 기획재정부 요구에 따라 3급 이상 관리자 비중을 35% 이내로 대폭 줄여 직원들의 승진 문턱을 높였다. 또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사무소(워싱턴, 홍콩 등)를 철수했다. 지난해 목표를 겨우 달성했음에도 16년만에 공공기관 재지정 위기로 몰린 것이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은 IMF의 독립성 강화 권고에 역행해 국제적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IMF의 정기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29개국 중 하나다. IMF는 가장 마지막 평가였던 지난 2020년 금융 평가프로그램(FASP) 결과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전략수립, 금융시장 육성 정책 및 위기 대응 역할에 집중하고, 금감원은 더 많은 운영과 집행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권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IMF의 권고사항과 정반대로 독립성과 자율성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고, 국제적으로 국내 감독기구에 대한 신뢰도나 평가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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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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