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들이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맞추기 위해 연말 대출 문턱을 높인 가운데, 해가 바뀌어도 드라마틱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단 전망이 나온다. 정부가 내년에도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은행별 월간, 분기별 가계대출 관리가 상시화되면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은 각 은행들의 경영계획에 맞춰 내년도 가계대출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 목표치는 내년 2월 이후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대출 억제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와 마찬가지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 내에서 묶는단 방침이다.
올해가 2주가량 남은 가운데 일부 시중은행은 올해 목표치를 초과해 내년 대출 총량을 축소하는 페널티가 부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취급도 중단하고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조치까지 시행했지만 가계대출 목표치의 120% 수준으로 초과한 상태다.
연말에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들은 내년 1월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초기화돼 은행별 대출 여력이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실제 은행들은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중단한 신규 주택담보대출 접수와 각종 한도를 내년 초에 정상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내년 초부터 10·15 대책 시행을 앞두고 몰렸던 계약 잔금을 치르기 위한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도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자산(RWA) 하한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될 예정인 데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기업대출 확대에 대규모 자본을 쏟아햐 하는 만큼 은행들은 주담대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이 20%로 상향되면 은행권의 신규 주담대 공급 규모는 약 27조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도 대출 총량이 확정되는 2월까지는 보수적 관리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가계대출 공급도 보수적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가 베스트셀러다 보니 안 팔 수는 없지만, 금리를 인하한다든가 이런 식의 가계대출 유인책, 활성화책을 쓰며 경쟁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는 이미 연중 상시관리 체제가 됐다. 내년 초부터 월별, 분기별로 계속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