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지주사 전환' 내려놓은 수협은행, 내실 다지기 총력

'2030년까지 지주사 전환' 내려놓은 수협은행, 내실 다지기 총력

김도엽 기자
2026.03.08 07:30
Sh수협은행 주요 경영지표/그래픽=김현정
Sh수협은행 주요 경영지표/그래픽=김현정

Sh수협은행이 전임 행장 시절 내건 '2030년까지 금융지주사 전환' 목표를 장기 과제로 돌렸다. 당장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기 보다는 최근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기업금융 강화와 비은행 계열사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최근 특정한 시기까지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지 않기로 내부 결론을 냈다. 앞서 2022년말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수협은행을 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전 수협 회장·수협은행장 체제에서 지주사 전환이 공격적으로 추진됐으나, 2023년과 2024년 각각 노동진 회장과 신학기 행장이 취임하면서 전략이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적으로는 수익을 다변화하고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공감대를 얻고 있으나, 수협은행의 특성상 명칭사용료 등 수협에 대한 기여도가 커 은행 사업마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지주사 전환은 해양수산부 등과 협의를 거쳐 수협법을 개정해야 하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농협법에는 '농협중앙회는 신용사업, 공제사업 등 금융사업을 분리해 농협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다'는 내용이 있으나, 수협법에는 '수협은행을 수협중앙회 자회사로 둔다'는 근거 외에 금융지주 설립을 규정한 내용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수협은행은 지난해 9월 인수한 트리니티자산운용과 관련해서도 '지주사 전환'에는 선을 긋고 있다.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려면 2개 이상 금융업권의 회사를 지배해야 한다는 금융지주회사법상 요건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수협은행은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캐피탈사와 증권사 등 추가 금융사 인수합병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자이익의 기여도를 줄이고 비이자이익 부문을 키우기 위해서라는 취지다. 지난 2월 위험가중자산(RWA)을 금융당국의 표준등급법에 따라 산정하던 방식을 수협은행 자체 내부등급법으로 바꾼 것과 관련해서도 지주사 전환이 아닌 비은행 계열사 확대와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신학기 행장도 올해 초 경영전략회의에서 첫 번째 과제로 '내실경영'을 강조했다. 신 행장은 "조달구조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더 이상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라며 "올 한해는 저원가성 수신 기반 확대와 여신 체질 개선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여신 체질 개선의 중심에는 기업 대출이 있다. 수협은행의 총여신 가운데 기업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한다. 주요 대형은행들이 가계여신 비중이 6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가계여신은 주로 주택담보대출로 구성돼 안정성이 높아 은행 수익성의 근간이 된다. 기업여신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 변동에 따른 수익성 변동폭이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말 수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27조7452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5.8%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업대출 중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은 27.5% 증가한 284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18%포인트(p) 뛴 0.73%를 기록했다.

조달비용이 올라감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수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9월말 1.57%로 전년 동기간보다 0.09%P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가계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중은행이 생산적 금융을 내걸고 기업대출 부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높은 기업대출로 자산 리밸런싱을 해야할 것으로 본다"라며 "그 과정에서 수협은행이 당장 부담이 큰 지주사 전환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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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도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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