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이 유배당 계약의 역마진이 지속돼 계약자들에게 추가로 지급할 배당재원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간 유배당 계약자들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배당에 대한 기대가 커졌는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더라도 배당할 여력이 없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날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현재의 역마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난해 수준의 지분 매각이 발생한다면 매각이익 중 유배당계약에 배분되는 이익이 유배당 결손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추가적인 배당재원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생명 유배당계약에 대한 보장수익률은 평균 7%, 지난해 평균 자산운용수익률은 4%로 3%포인트(P) 차이가 발생한다. 자산을 운용해 벌어들인 수익보다 이미 유배당계약자에 지급할 이자가 더 높다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국내 금융시장 채권수익률이 2~3% 수준인 상황을 고려하면 역마진 상황이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유배당계약 가입자는 148만건이다. 삼성생명은 이들에게 1986년부터 총 31차례에 걸쳐 모두 3조9000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2022년 145억원 배당을 끝으로 더 이상 계약자들에게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삼성생명이 공식적으로 유배당에 대한 입장을 사업보고서에 밝힌 것은 처음이다. 새회계기준(IFRS17)에 따라 '일탈회계'가 중단되고, 최근 삼성전자 주가 오르면서 지난 3년간 이뤄지지 않은 배당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는 계약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와 함께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10% 이상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는 금산법 규정에 따라 초과분에 대한 지분을 매각해왔다.
다만 삼성생명 수익률이 7%를 넘어설 경우 유배당계약자에 대한 배당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이번 사업보고서에서도 삼성생명은 "향후 자산운용수익률 개선, 규제 환경 변화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만약 계약자에게 보장한 수익률을 초과하는 자산운용수익률이 발생하거나 보유 투자자산의 매각 등으로 유배당계약으로 귀속되는 이익이 기존 유배당결손을 초과한다면 계약자배당 재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해서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역마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현실적으로 배당이 가능한 재원이 나오긴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