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관료 출신의 재취업 심사가 강화되면서 금융 공공기관이나 유관기관의 CEO(최고경영자) 뿐 아니라 부기관장과 감사자리를 두고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직전 3회 중 2회 이상 같은 기관에 취업한 전력이 있으면 재취업 제한을 하는 '되물림 방지' 원칙이 하반기 금융권 인사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의 이태훈 전무(부기관장)와 배준석 감사 임기가 각각 지난달, 이달 만료됨에 따라 후임 인선에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되물림 방지' 원칙이 적용될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부터 임기가 자동 연장된 이 전무는 금융위원회 출신이고 배 감사는 한국은행 출신이다. 이전에도 은행연합회의 전무와 감사 자리에 금융위, 한은 출신이 줄곧 임명됐다. 이 전무 후임으로는 한때 금융위 출신 2인이 거론됐다가 최근은 소강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 감사 후임 역시 한은 부총재급 1인이 물망에 올랐으나 공윤위의 되물림 방지 원칙이 알려지면서 방향을 틀어 정치권 출신 영입이 유력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되물림 방지' 원칙과 깐깐해진 인사 원칙에 따라 수 개월 이상 인선이 '스톱' 된 곳도 상당수다. 한국은행 출신의 김영태 금융연수원 부원장은 이미 지난 2025년 2월 임기가 만료됐으나 1년5개월 가량 임기가 자동 연장된 상황이다. 금융연수원 부원장은 원래 행정안전부 출신이 임명돼다 한은 출신으로 바뀌었는데 정권이 교체되면서 장기간 인사가 표류 중이다.
화재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는 이승우 부이사장(행안부 출신)과 김은조 전무(금감원 출신)가 지난해 12월, 올해 4월 각각 임기가 만료됐다. 여전협회는 업계(KB금융지주) 출신의 이동철 회장이 지난달 선임돼 '넘버2' 자리는 관료가 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역시 '되물림 방지'에 따라 이번엔 금감원이 아닌 다른 정부 부처 출신이 선임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공윤위 재취업 심사 대상이 아닌 기관도 '넘버2' 인선을 두고 셈법이 복잡하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지난 4월 부원장 공모를 했지만 석 달이 지나도록 지연되고 있다. 서금원 부원장은 원장 제청, 금융위 임명 수순인데 현재 금감원 출신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서금원 부원장은 역대 금감원 출신이 가는 자리였다. 증권금융의 조영익 부사장(금감원 출신)도 지난 3월 임기가 만료됐으나 자동 연장 됐으며 주택금융공사의 이환석 부사장(한국은행 출신)은 오는 9월 임기가 끝난다. 다만 현재로선 한은 출신이 '바통'을 이어 받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되물림 방지법이 광범위하게 적용될 경우 정부 부처나 금융당국, 한은의 내부 인사도 연쇄적으로 꼬일 수 있다. 실제로 한은의 경우 주금공 부사장, 은행연 감사 자리까지 사실상 막히면서 부총재보 승진 인사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송 총재 임명 이후에도 대규모 승진인사가 이뤄지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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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부기관장자리까지 되물림 방지법이 엄격히 적용되면, 부처에서는 정년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승진인사가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개월 간 후임 인사를 하지 않으면 기관 업무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해상충'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성, 업무연속성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행연 감사직의 경우 국제금융센터, 신용정보원, 금융연구원 등의 감사업무도 함께 하는 만큼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관료 출신의 재취업 '가능성'은 보험개발원장 공모 결과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8개월간 후임 인선이 지연됐던 보험개발원은 지난달 말 공모를 시작했다. 유재훈 전 금융위 국장과 설인배·박상욱 전 금감원 부원장보 등 금융당국 출신과 안철경 전 보험연구원장 등이 대거 지원했다. 보험개발원은 직전 3회 연속 금융당국 출신이 원장을 지낸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