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도입 논의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신중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은행권이 충분히 중저신용자와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단순한 경쟁 확대보다 금융시스템 안정성과 시장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토론회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인가 여부를 서두르기보다 효과와 리스크를 함께 따져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박성빈 금융위 은행과 사무관은 "은행과 기존 인뱅이 금융 사각지대를 충분히 담당하는지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많은 것으로 본다"면서도 "소외된 중저신용자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에 기존 은행이 충분히 신용공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1072조2000억원으로 이중 은행권은 643조원(60%)을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의 경우에도 지난해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비중이 30%를 넘어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어 박 사무관은 "당국도 기존 인뱅이 새희망홀씨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하도록 노력하고 있고 은행권이 혁신적으로 기여하도록 지방 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공여 규제 전반을 완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제4인뱅은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 상황, 은행업을 영위하기에 적합한 사업자가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금융권의 경쟁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엿다.
금융감독원도 금융위와 유사한 '신중론'을 내비쳤다. 이종찬 금감원 은행감독국 총괄팀장은 "뱅킹이라는 라이센스는 불특정다수에게 적시 자금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안정성과 공익 목적이 굉장히 크기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준다"라며 "현재는 인가를 하게 되면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많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제4인뱅의 도입에 원론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여러 선제적인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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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뱅 추가 인가가 규모의 경제 달성을 지연시켜 과잉뱅킹(Overbanking)에 따른 사회적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과 고객 기반을 확보해야 비용 효율성과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는데, 한국은 이미 온라인·모바일 금융의 경쟁이 과도해 신규 진입을 통한 경쟁 촉진 효과가 없다는 설명이다.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인위적 경쟁 촉진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시중은행이 이미 중저신용 소상공인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고 있으며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경쟁은 과도한 위험 추구와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이날 간담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과 앞서 제4인뱅을 추진했던 업계에서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금융은 경쟁과 메기의 사각지대"라며 "제4인뱅의 재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한국신용데이터의 이인묵 이사는 "생산적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제4인뱅 재추진이 필요하다"라며 "정책적 의지와 금융당국의 재검토 신호, 소상공인의 절실한 수요가 동시에 존재하는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