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여행·항공 환불할게"… 카드사 통큰 결정, 자신감 배경은?

"티메프 여행·항공 환불할게"… 카드사 통큰 결정, 자신감 배경은?

이창섭 기자
2026.04.19 07:10

카드사, 금감원 분조위 결정 수용 가닥
분쟁 금액 약 132억… "PG에 비용 받아낼 수 있어"

티메프, 여행·항공·숙박상품 분쟁 관련/그래픽=윤선정
티메프, 여행·항공·숙박상품 분쟁 관련/그래픽=윤선정

카드사들이 티몬·위메프(티메프)의 여행·항공 상품 환불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안을 수용한 것인데 그 배경에는 PG(지급결제대행업)로부터 관련 비용을 모두 받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9개 카드사는 티메프 사태로 여행·항공·숙박 상품을 이용하지 못한 소비자에게 관련 비용을 환불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8일 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소비자가 카드사를 상대로 행사한 할부 청약철회권과 할부항변권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와 관련한 분쟁 민원은 1만1696건, 금액은 132억2000만원이다.

2024년 티메프 사태가 터졌을 때 카드사들은 청약철회권 등을 인정하며 소비자에게 환불했다. 청약철회권은 소비자가 단순 변심 등으로 할부 계약 자체를 무효로 할 수 있는 권리다. 할부항변권은 정상적으로 물품을 받지 못했을 때 남은 할부 잔여금을 내지 않을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여행·항공·숙박 상품도 카드사가 할부금을 환불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카드사는 여행·항공·숙박 상품은 그 특성상 청약철회권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고 이에 소비자와의 분쟁이 발생했다. 이번 금감원 분조위는 청약철회권과 할부항변권 행사 범위를 넓게 해석해 여행·항공·숙박에도 카드사에 환불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이 오는 11일 공식 영업 재개를 확정했다. 이는 '티메프 사태'로 지난해 7월 사업 잠정 중단 이후 1년 만이며, 지난 6월 23일 회생 인가를 받은 지 약 2개월 만이다. 사진은 5일 서울 강남구 티몬. 2025.08.05.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이 오는 11일 공식 영업 재개를 확정했다. 이는 '티메프 사태'로 지난해 7월 사업 잠정 중단 이후 1년 만이며, 지난 6월 23일 회생 인가를 받은 지 약 2개월 만이다. 사진은 5일 서울 강남구 티몬. 2025.08.05.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9개 카드사는 처음엔 분조위 결정에 적잖게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후엔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 및 금감원이 모여 이후의 환불 절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이 빠르게 조정안을 수용한 건 근본적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한다는 금융당국 취지에 반하기 어렵다는 배경이 있다. 여기에 소비자 환불 비용을 PG로부터 받아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PG는 카드 회원의 거래 취소 요구에 따라야 한다. 이에 카드사는 원칙적으로 소비자 환불은 PG가 책임져야 하고, 해당 비용은 PG가 티메프로부터 받아내야 한다고 본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은 2024년 12월 소비자 피해 금액에 티몬·위메프(100%), 판매사(90%), PG(30%)가 연대해 책임지라고 결정했다.

카드사가 여행·항공·숙박 상품의 선환불 이후 해당 비용을 PG에 구상권을 청구해 받아내는 방식이 거론된다. 또 카드사가 원래 PG에 줘야 할 돈에서 제외하는 '상계처리' 방식도 언급된다. 온라인 결제 과정에서 카드사는 소비자가 결제한 대금을 PG를 통해 쇼핑몰에 전달하는데 이 과정에서 티메프 환불 비용을 차감하고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겠단 이야기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프라인 가맹점이 파산하면 카드사가 책임지는 것처럼 온라인 거래에선 계약상으로도, 법적으로도 PG가 비용을 내는 게 맞다"며 "PG에 줄 돈에서 까거나,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고 설령 소송으로 가도 이긴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PG 업계는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상 능력이 부족한 영세한 PG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PG 관계자는 "소비자 구제 취지에는 공감하나 법적 책임 소재와 정산 기준에는 업계 간 면밀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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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이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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