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 계좌 제한' 생계비 통장은 풀리나

'20일 새 계좌 제한' 생계비 통장은 풀리나

백지현 기자
2026.06.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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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포용금융 확대' 속도, 규제 대상 제외 검토
은행권 "추진 무리없어… 압류채무자 불편 해소"

생계비 계좌란/그래픽=임종철
생계비 계좌란/그래픽=임종철

금융당국이 최소한의 생활비를 보호하는 생계비 통장을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제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가 포용금융에 드라이브를 건 만큼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생계비 계좌가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은행연합회를 통해 은행권을 상대로 생계비 통장을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제한에서 예외로 취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문의했다.

생계비 통장은 월 250만원까지 압류를 금지하는 상품이다. 지난 2월 법무부가 민사집행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도입근거가 만들어졌다. 기존에는 급여 등 생활비가 입금되는 계좌도 채권자가 압류할 수 있고 채무자가 이를 인출하기 위해선 법정에서 다퉈야 했다. 이제는 생계비 통장에 입금된 돈은 압류 걱정 없이 250만원까지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다.

생계비 통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금융상품으로 빠르게 자리잡는 모습이다. 출시 4개월 만인 이달 12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생계비 통장 계좌개설 수는 16만6144건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우체국 등은 잇따라 생계비 통장 상품을 출시했다. 케이뱅크, SBI저축은행도 연내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이번에 검토에 나선 것은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제한'이 생계비 통장 가입에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규제는 한 금융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후 20영업일 내 다른 금융사에서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대포통장 개설과 보이스피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 당초 금융감독원의 행정지도 형태로 규제가 이뤄졌으나 현재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기존에는 연금수급 계좌, 나라사랑 계좌, 행복지킴이 계좌처럼 특정 출처에서만 입금되는 계좌에 한해 예외를 적용했다. 생계비 계좌는 모든 소득을 수취할 수 있는 구조라 일반 입출금 계좌와 동일하게 개설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막상 계좌를 만들려 해도 20일 제한에 걸려 가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제한 자체가 법령이 아닌 자율규범에 근거하는 만큼 당국이 가이드라인의 방향성을 확정하는 대로 현장에서도 곧바로 예외적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선 이미 생계비 통장에 1인 1계좌 제한이 걸려 있고 압류위기에 처한 채무자를 대상으로 마련된 상품으로 포용금융 기조에도 부합하는 만큼 이번 방안이 무리 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상품출시 때부터 포용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만큼 압류채무자들의 불편함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규제예외 적용에 따른 악용 가능성에 대해선 면밀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동시에 나온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대포통장으로 악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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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현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백지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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