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화 '뚝'…아직도 먼 中企의 주주권익

[기자수첩]전화 '뚝'…아직도 먼 中企의 주주권익

김도윤 기자
2014.04.07 15:00

"왜 우리가 그걸 말해줘야 하죠?“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처음부터 퉁명스러웠다. 회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자 짜증스럽게 ‘말해 줄 수 없다’며 짧게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최근 울산에 있는 한 자동차 부품기업 IR담당자에 전화를 걸었을때의 경험이다. 이 회사는 엄연한 상장회사다. 하지만 공시 이외에는 전혀 회사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울산까지 직접 내려가겠다는 기자나 애널리스트의 탐방도 거부한다.

기자나 애널리스트 뿐 만이 아니다. 회사의 주인인 소액주주가 전화를 해도 반응은 마찬가지라고 한다. 지금은 상황상 말해줄 수 없으니 이해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왜 귀찮게 전화를 하냐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 이 회사 소액주주들의 귀띔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S사의 주주총회는 적대적 M&A 시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회사측이 옳은 것인지, M&A를 시도하는 세력이 옳은 것인지는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 그 주총장에서도 주주의 권익은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31일 상장기업이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통해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등기임원들의 연봉이 공개됐다. 어떤 기업에 대해서는 성과를 냈으니 그정도의 연봉은 적합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 실적이 악화됐는데도 거액을 챙겨간 임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컸다.

그나마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의 공개처럼 점차 소액주주를 비롯한 외부에서 회사를 감시, 비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가 공개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물론 무분별한 회사 정보의 공개는 기업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법과 제도상으로 규정된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돼야한다. 더나아가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상장기업의 의무이자 책임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비록 상장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외부는 차치하더라도 회사의 주인인 소액주주들과의 소통마저 기피하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여전히 독자로부터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 길이 없다며 대신 알아봐 달라는 이메일이 종종 온다. 주인조차 대접을 하지 않는 기업에 누가 투자를 할까.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제는 좀 당당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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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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