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mm의 벽 넘는다"…레이저 빔 용접으로 우주시장 정조준

"0.7mm의 벽 넘는다"…레이저 빔 용접으로 우주시장 정조준

송정현 기자
2026.04.22 05:00

[스타트UP스토리] 김윤완 캠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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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작업 현장./사진제공=캠프
캠프 작업 현장./사진제공=캠프

"누군가는 용접을 과거의 기술이라고 여기지만 저는 그 안에서 미래를 봤습니다."

우주항공·방산 스타트업 캠프의 김윤완 대표는 용접이라는 공정에 집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용접은 금속과 유리, 플라스틱 등 서로 다른 소재를 열이나 압력으로 이어 붙여 하나의 구조로 만드는 기술이다. 국내에서는 조선소나 중공업 현장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 제조 공정으로 여겨진다. 이른바 '3D 업종'의 대표 공정으로 인식되면서 첨단 제조나 미래 산업과 연결해 바라보는 시선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우주항공·방산에서는 초박판과 특수소재를 정밀하게 접합하는 첨단기술에 가깝다.

특히 극한 환경을 견뎌야 하는 우주항공·방산 분야에서는 미세한 접합 오차 하나가 성능 저하나 치명적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밀 접합 기술은 곧 신뢰성의 출발점이다. 실제로 정밀 접합 기술은 우주 발사체 제조 공정의 50~70%를 차지한다.

2023년 설립된 캠프는 레이저 빔 용접(LBW)을 기반으로 정밀 접합 기술을 개발하며 국내 우주항공의 신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LBW 공정으로 글로벌 우주항공 특수공정 인증인 NADCAP을 획득했다. 아시아에서는 세 번째다.

김 대표는 "많은 이들이 접합을 단순히 철판을 붙이는 기술 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소재의 종류와 작업 조건, 온도 환경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고난도 기술"이라며 "상온부터 영하 수십 도, 극저온까지 환경 변화에 따라 물성이 달라지는 만큼 적합한 기법과 조건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변수들을 제대로 제어해야 비용을 줄이면서도 실제 운용 환경에서 파손이 일어나지 않는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며 "접합은 여전히 보완과 연구의 여지가 무궁무진한 산업"이라고 했다.

0.7mm 아래서 드러난 접합의 한계…현장이 던진 과제
김윤완 캠프 대표이사
김윤완 캠프 대표이사

전라남도 해남 출신인 김 대표는 어릴 적부터 거대한 배 한 척을 짓고 싶다는 꿈을 품어왔다. 고향에서 선망의 대상이던 현대중공업을 보며 자연스럽게 조선소에 관심을 가졌고, 선박 건조와 플랜트 건설의 핵심 작업 대부분이 용접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후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품질 부문, 대우조선해양 용접기술연구소를 거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KF-21 보라매와 소형무장헬기 LAH 개발 업무를 맡으며 여러 산업군을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군마다 요구되는 용접 공정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체감했다.

김 대표는 조선소에서는 얇게는 5mm부터 두껍게는 20~300mm까지 접합해 쌓아 올리지만, 항공에서는 보통 0.7~1mm 두께를 사용하는 걸 알게됐다. 소재 역시 달라진다. 그는 "조선소는 스테인리스 스틸 등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우주항공은 인코넬, 알루미늄, 티타늄 등 특수 소재를 사용한다"며 "전투기와 소형무장헬기에 활용되는 부품은 얇고 가벼워야 하늘을 안정적으로 비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0.7mm보다 더 얇을 때다. 김 대표는 "국내 기업들은 0.7mm 두께의 박판은 정밀 용접이 가능하지만, 그 이하의 초박판은 공정 과정에서 변형과 불량 위험이 커 해외 부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기업조차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 해외 외주나 고가의 해외 부품을 택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주항공 부품의 국산화 필요성을 절감했고, 바로 이 문제의식에서 캠프가 출발했다.

LBW·자동화로 찾은 돌파구…글로벌 시장에 출사표 던졌다

캠프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캠프 기업 개요/그래픽=윤선정

기존 항공우주 부품 제조 현장에서는 접합 기술에 전자빔 용접이 주로 사용돼 왔다. 다만 0.7mm 이하 초박판에서는 변형이 커지고, 그에 따라 불량률과 품질 편차도 높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캠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LBW 기술을 적용했다.

LBW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바탕으로 에너지를 극히 좁은 영역에 집중시켜, 얇은 금속판도 변형이나 열 손상을 최소화한 채 빠르게 접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티타늄과 알루미늄 등 우주항공용 특수소재의 정밀 접합에서 강점을 보인다.

김 대표는 "순간적으로 높은 온도를 구현할 수 있어 표면을 최소한으로 녹여도 접합이 가능하다"며 "레이저 용접은 1mm 안팎, 경우에 따라 그 이하 영역까지도 제어가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높은 에너지 밀도는 장점인 동시에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손에 큰 화상을 입는 등 공정 중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보편화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캠프는 이를 정밀 모터가 장착된 로봇 팔로 자동화해 해결했다. 동시에 그동안 수작업 기반이었던 공정에서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품질 편차를 줄이고 생산성도 끌어올렸다.

현재 캠프는 국내 항공우주 분야에서 LBW 기술을 적용한 유일한 기업이다. 지난 3월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NADCAP 인증까지 확보하면서 한국 용접 기술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우주항공 산업은 결국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분야"라며 "설계부터 제조, 품질보증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해 한국 기술이 글로벌 공급망의 한 축으로 자리 잡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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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현 기자

안녕하세요. 미래산업부 송정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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