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대가 컸는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뽑혔다는 말을 듣고 내부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한 중소기업청 공무원의 말이다. 중기청은 올해 새롭게 생긴 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의 중소기업 전담 주재관 자리를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이 자리는 산업부의 몫으로 돌아갔다.
베트남 주재관의 주요 수행 업무의 60%는 중소기업 분야 정책교류, 협력체계 강화, 창업벤처펀드 공동 조성, 한국기업의 베트남 수출지원 등이다. 대부분 중소기업청 소관업무다. 중기청 내부에서 "별 다른 변수가 없다면 중기청의 몫“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이 자리는 특히 지난해 9월 베트남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베트남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지원할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시에 따라 신설된 자리다. 공모 당시 중기청에서 외국어에 능통한 과장 3명이 모두 이 자리에 복수 응모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가 현실이 됐다. 산업부 통상전문 과장이 낙점을 받았다. 정부 관계자는 "주재관 선발은 모든 부처 공무원이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고, 능력위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어느 부처 출신을 미리 점찍어두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베트남 주재관 자리는 새로 만들 때부터 소위 '중소기업 전담'으로 여겨져 어지간하면 중기청에서 나올 거라는 뉘앙스가 있던 게 사실이다"며 "중기청이 이 자리를 놓치면서 위상도, 기세도 한 풀 꺾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산업부가 한 해 50명이 넘는 주재관을 해외에 파견하면서 베트남 신설 자리까지 욕심을 부린 것 아니겠냐"며 "결국 우리(중기청)는 중소기업의 동남아시아 수출 정책을 실질적으로 시행하면서도 산업부의 지휘를 한 번 더 거쳐야 하는 모양이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물론 중기청의 첫 해외 주재관 파견의 꿈은 이뤄지긴 했다. 산업부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두지 않던 미얀마의 에너지 전담 주재관자리에 중기청 과장이 선발됐다. 전임은 특허청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중기청 입장에선 꿩 대신 닭을 얻는 셈이다. 중기청의 역량 부족이었는지, 산업부의 욕심이었는지는 앞으로 중소기업 수출지원 정책을 지켜보며 판단할 일이다.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중기청에 필요한 건 '자리' 보단 중소기업들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 추진’이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다보면 기회는 다시 오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