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입법예고 100%면제→50%감면…차관회의 앞두고 75% 감면으로 재조정안 협의
정부가 세수공백을 메우기 위해 창업 벤처기업의 취득세 감면을 대폭 축소하려던 방안에서 한발 물러섰다. 세금 부담으로 창업 벤처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안전행정부는 창업 벤처기업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감면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특례제한법(지특법) 일부 개정안과 관련, 관계부처와 조정안을 마련해 오는 31일 열리는 차관회의에 올린다. 정부는 차관회의에서 개정안이 확정되면 국무회의를 거쳐 내달초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벤처기업은 창업 후 연구개발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초기에 세금을 과하게 내면 경영에 큰 타격을 입는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취득세 감면율을 당초 입법예고했던 3년간 50%에서 4년간 75%로 절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정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행부는 최근 창업 벤처기업의 취득세를 종전 4년간 100% 면제에서 3년간 50% 감면하는 지특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또 재산세는 5년간 50% 감면에서 3년간 50% 감면으로, 등록면허세는 4년간 면제에서 3년간 면제로 각각 줄였다. 취득세와 재산세는 지방세로 안행부 관할이다.
조정된 개정안은 당초 안행부가 올해 일몰을 앞둔 창업 벤처기업의 취득세 4년간 100% 면제를 내년부터 3년간 50% 감면으로 대폭 축소키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중간지점으로 절충한 방안이다. 당초 벤처업계는 창업 후 3~5년간 매출이 사실상 전무한 벤처기업들에게 사업용 자산을 취득할 때 세금을 물리면 폐업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발했다.
실제 지특법 개정안을 토대로 창업 벤처기업의 세금증가분(2012년 기준)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벤처기업들이 세제지원 축소로 인해 추가 부담해야할 세금은 연간 87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해 창업 벤처기업의 세제 감면액 1552억원 가운데 취득세 감면 규모(1493억원)는 전체의 96%에 달한다. 따라서 벤처업계는 재산세 등 다른 세제보다 취득세 감면을 줄이는 정부 방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절충안에도 벤처업계의 반발은 여전하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취득세를 영구 인하한 후 지방 세수가 급격히 줄었고 결국 그 불똥이 벤처업계로 튄 것"이라며 "벤처기업들이 입주한 빌딩을 지은 벤처지원사업자에 대한 세금 지원을 축소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벤처기업이 직접 내야 하는 취득세 혜택을 축소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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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안행부 관계자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지원했던 세금 지원을 정상화하고 재정비하려는 차원"이라며 "그럼에도 벤처기업의 어려움을 반영해 당초 입법예고안에서 합리적 수준에서 절충하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