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R&D 비효율성 뭇매 때리건만...중복사업 조정 '난맥'

국회, R&D 비효율성 뭇매 때리건만...중복사업 조정 '난맥'

김하늬 기자
2015.0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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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2013년 저비용·저심도 지하철도 시스템의 실용화를 위해 85억원을 투자, '저심도 차량시스템 핵심기술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연구내용과 목표에서 앞서 140억원을 들여 추진한 '급곡선·급구배 차량 시스템 기술개발'사업과 중복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제대로 사업을 조정하지 않고 모두 추진했고, 아까운 R&D예산만 낭비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여러 부처가 동일한 내용의 R&D 과제를 제각각 추진하거나 심지어 한 부처가 동일한 R&D사업에 나서는 등 국가R&D사업의 비효율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감사원이 개별 R&D사업이나 특정 부처가 아니라 이례적으로 국가R&D사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착수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R&D과제 조정할 '콘트롤타워' 부재=2013년 정부조직개편 이후 국가R&D사업의 사전 검토 및 승인 역할을 하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이 줄면서 R&D과제 중복과 비효율성 문제를 사전에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중앙행정기관으로 정부의 R&D사업 승권을 쥐고 유사·중복 사업군에 대한 조정을 적극적으로 했다. 실제 2012년에는 신약개발 등 21개 유사·중복 사업군을 찾아내 사전 조정, 이관 및 통폐합 등을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과 국가과학기술심의회로 변경한 뒤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자문기구로서 역할만 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미래창조과학부(구 교육과학기술부)와 산업통상자원부(구 지식경제부)가 출범하면서 오히려 정부 사업간 중복문제는 오히려 더 늘었고, 부처간 물밑 신경전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관련부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미래부는 다른 부처의 기존 사업에 '글로벌'만 붙여서 신규 사업을 시작한다는 말도 있다"며 "미래부가 국가 R&D 주무관청으로 전체적인 예산과 사업을 총괄하는 동시에 직접 유사한 R&D사업을 만들어버리니 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부처간 이해관계 첨예...조정 어려워=현재처럼 여러부처가 제각각 R&D 사업을 추진하는 관리체계에서는 R&D사업이나 과제의 유사·중복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각 부처가 이미 시행중인 R&D 사업이 중복되더라도 ‘콘트롤 타워’가 없는데다 부처별 이해관계로 조정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복예산을 찾아내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시스템에 유사·중복성 검색기능을 추가했지만 정부 R&D예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출연연구기관의 사업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되지 않아 검색이 안 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R&D비효율성...매년 국회서 뭇매=국가 R&D의 비효율성 문제는 국회의 단골 지적사항이기도 했다. 연간 19조원에 달하는 R&D 예산에도 눈에 띄는 연구 성과는 많지 않을 뿐더러 장롱특허, 투자비의 5%도 미치지 못하는 기술료 수익 등은 국정감사 때마다 질타를 맞았다. 매년 연구비 집행 및 과제 수행자 선정을 둘러싼 비리 문제가 터졌다.

백재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의원은 "국내 R&D연구방향이 체계적, 장기적으로 국가 발전에 맞춰 연속성 있게 추진되기 보다 정권에 따라 방향이나 주요 순위가 바뀌고 있다"며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R&D의 핵심은 ‘녹색’, ‘녹색성장’이었던 것에 비해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창조경제’로 순식간에 바뀌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가 R&D사업의 방향성을 산업발전에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사업화 성과 중심으로 개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한 서울소재 대학 교수는 “여전히 우리의 R&D는 연구실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연구실에 머물러 있다”며 “산업현장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기술개발 및 연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차제에 R&D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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