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모집 어려워 美 월든인터 등 잇따라 무산…정부 "외국 VC와 추가 펀딩"

외국 대형 벤처캐피탈(VC)과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 국내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정부의 '한국형 요즈마펀드' 조성 계획이 연이어 좌절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당초 예상과 달리 우리 벤처기업 투자에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다. 정부는 첫 단추를 꿰는 과정이므로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추가 펀딩을 타진하겠다는 방침이다.
13일 정부 및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벤처투자금인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중국의 VC인 'IDG벤처스차이나'와 공동으로 추진한 '대한민국 벤처펀드'(가칭) 조성 계획을 백지화했다.
지난 2월 중소기업청은 올해 안으로 IDG벤처스차이나와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요즈마펀드를 조성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맺었다. 모태펀드가 40%, IDG캐피탈 및 외국투자자 등이 60%를 각각 출자할 예정이었다. 1990년대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 등 글로벌 VC와 요즈마펀드를 만들어 자국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했던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IDG그룹이 1993년 중국에 진출하며 설립한 IDG벤처스차이나는 운용자산 5조원 규모의 중국 내 2위 VC로 바이두·텐센트·샤오미 등 대표적인 중국 벤처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터트린 바 있다. 정부는 IDG벤처스차이나가 펀드를 만들어 주도적으로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우리 벤처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펀드 조성 과정에서 자금 모집이 여의치 않아 난항을 겪었다. 이에 지난달 펀드 규모를 당초 목표치보다 줄인 500억~700억원 규모로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결국 백지화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IDG쪽에서는 투자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일부 투자자가 세부조건을 놓고 이견을 보여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무산된 상태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재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 대형 VC인 월든인터내셔널 및 DFJ와 총 15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요즈마펀드 조성을 추진했으나 지난 6월 월든측의 중도 포기로 DFJ만 720억원 규모의 펀딩에 성공, 반쪽 출범에 그쳤다.
중기청 관계자는 "외국 VC가 직접 펀드를 운영해야 국내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로 연결될 수 있다"며 "실패가 있더라도 꾸준히 시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은 지난 7월 중국 내 12위 벤처캐피탈인 '포춘 링크'와 펀드 조성을 위한 MOU를 맺었고 이달에 2000억원 규모의 한·중 벤처투자펀드 조성을 위한 MOU를 추가 타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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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주식시장의 급락으로 중국 내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금융업계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해 예전보다 소극적인 태도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