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영상 메신저 '아자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미국 나스닥 상장사 매치그룹(Match Group)에 매각된다. 매각가격은 2조원에 달한다. 하이퍼커넥트는 서울대 창업동아리 회장 출신인 안상일 대표가 2014년 지인들과 공동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설립 8년 만에 초대형 M&A(인수합병)를 성사시키면서 새로운 창업 성공신화를 쓰게 됐다.
하이퍼커넥트는 매치그룹이 회사 지분 100%를 17억2500만달러(약 1조933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인수 대금은 전액 현금 지급 또는 매치그룹 신주와 현금을 50%씩 나눠서 지급할 예정이다. 모든 인수 절차는 올해 2분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매치그룹은 세계최대 데이팅앱 '틴더' 등 40여개 소셜앱을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북미·유럽·일본 등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시가총액은 약 47조원에 달한다.
하이퍼커넥트 창업자인 안상일 대표는 1981년생으로 서울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창업을 준비하면서 학내 창업동아리 회장을 맡기도 했다. 2007년 검색서비스업체 레비서치를 시작으로 수차례 창업에 도전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이후 2014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정강식 최고기술책임자(CTO),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용현택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의기투합해 재창업에 나선 것이 지금의 하이퍼커넥트다.

하이퍼커넥트의 주력 서비스는 영상 메신저 '아자르'다. 전 세계의 모르는 사람과 알고리즘 기반으로 영상 통화를 연결할 수 있는 앱이다. 230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며, 누적 다운로드 5억4000만건을 돌파했다. 아자르는 해외 이용자 비중이 약 99%에 달한다.
하이퍼커넥트는 이번 매각 전에도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세계에서 매년 1000억원 이상씩 벌어들여서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매출 1235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80%, 영업이익 265% 증가했다. 2014년 회사 설립 후 연매출 성장률은 60% 이상이다. 2019년 매출은 1689억원이다.
핵심 경쟁력은 '웹RTC'(Real-Time Communication) 기술이다. 모바일 앱에서 서버를 거치지 않고 빠르게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이 덕분에 스마트폰 사양이 낮고, 통신 환경이 열악한 중동 등 지역에서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다.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 외에도 데이팅 앱 ‘슬라이드’와 자회사 무브패스트컴퍼니에서 운영 중인 소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하쿠나 라이브' 등 영상 기반 소셜 서비스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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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커넥트 관계자는 "매치그룹은 아시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영상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며 "지분 매각 이후에도 하이퍼커넥트는 독립된 경영체계에서 영상 기반 서비스를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가 조 단위의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창업자인 안상일 대표 등 공동창업자들뿐 아니라 임직원들도 수십~수백배의 '주식선택권'(스톡옵션) 대박이 터졌다. 알토스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초기 투자자들도 최대 13배 정도의 이익을 챙기게 됐다.
하이퍼커넥트의 이번 매각은 2019년 말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을 잇는 '메가 빅딜'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당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로부터 기업가치를 약 4조7500억원으로 평가받아 지분 약 88%를 매각했다.
2019년 기준 하이퍼커넥트의 발행주식 수는 1131만8330주다. 액면가는 500원이다. 매각금액 1조9330억원을 감안하면 주당 가격은 17만원선으로 추산된다. 임직원들이 부여받은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500원~3만9800원선이다.
하이퍼커넥트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모두 7차례에 걸쳐 부여했다. 총 수는 172만6500주다. 2019년까지 소멸·행사된 물량을 제외하고 남은 스톡옵션은 80만5000주다.
첫 스톡옵션은 2015년 4월 95만주가 주어졌다. 행사가격은 주당 500원이다. 만약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가격은 340배 불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스톡옵션은 2016년 4월 3만주(주당 4280원), 10월 9만주(5710원), 2017년 4월 3만5000주(7000원), 12월 19만4500주(1만5000원), 2018년 5월 21만9000주(1만9000원), 2019년 9월 20만8000주(3만9800원)씩 주어졌다.
초기 투자자들도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하이퍼커넥트는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한 차례씩 외부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사는 알토스벤처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다. 알토스벤처스는 2014년 12월 시리즈A 투자자로 나서 상환전환우선주(RCPS) 83만33330주 매입 등 200만달러(약 22억원)를 투자했다. 발행가액은 주당 1만2600원이었다.
2015년 11월 후속 투자(시리즈B)에는 알토스벤처스와 함께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참여했다. 이들은 약 100억원을 투자해 우선주 210만2740주를 인수했다. 1주당 가격은 4만7556원이었다. 누적 발행된 우선주는 293만6070주다.
현재 하이퍼커넥트의 발행주식 수는 1131만8330주다. 액면가는 500원이다. 매각금액 1조9330억원을 감안하면 주당 가격은 17만원선으로 추산된다. 2014년 투자한 우선주는 약 13배, 2015년 우선주는 3~4배가량 불어난 셈이다. 지분가치는 각각 286억원, 3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구주 인수 방식으로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하이퍼커넥트는 2014~2015년 초기 투자를 받은 이후 국내에서 후속 투자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알토스의 경우 쿠팡, 우아한형제들,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에 이어 대박 사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하이퍼커넥트 매각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고무적이다. 토종 스타트업이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어 성공한 사례 자체가 드물어서다.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사례들은 있었지만 하이퍼커넥트처럼 전 세계적인 서비스로 자리잡고, 조 단위 매각까지 진행된 경우는 찾기 어렵다.
2015년 투자에 참여했던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이준표 대표는 "한국 IT 서비스 역사의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전까지는 글로벌 시장 대상으로 토종 한국 기업이 인터넷 서비스로 조 단위 기업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가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전망했다. 그는 "특히 하이퍼커넥트는 미국 상장사에 인수되면서 가치를 인정받은 경우라 많은 한국 창업가들한테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며 "또 글로벌 투자자들도 한국 스타트업들의 서비스에 관심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