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블' 청산·'카사' 폐업 수순
제도시행 전 1세대 존폐위기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국내 STO(토큰증권) 시장을 개척한 1세대 스타트업들이 폐업이나 청산, 사업축소 수순을 밟으며 잇따라 시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29일 벤처·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은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본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워져 최근 보유자산 매각과 정리를 거쳐 청산절차를 진행 중이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도 신규공모를 중단하고 잔여자산 매각을 진행하며 폐업수순에 들어갔다. 대신증권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23년 지분 96.38%를 인수했지만 제도화 지연 속에 최근 2년간 100억원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사업의 동력을 잃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은 지난 2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대형 컨소시엄에 밀려 탈락했다.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하고도 정식 인가경쟁에선 결국 자본력에 밀렸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업계의 허탈감이 컸다.
에이판다파트너스와 갤럭시아머니트리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후에도 시장 인프라와 법적 기반 미비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지 못한 채 수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이 기업들은 모두 금융위원회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한 대표적인 STO사업자다.
금융위는 2024년 3월에 열린 혁신금융서비스 300건 지정 기념식에서 이들을 성공사례로 소개하며 혁신금융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새 시장을 이끌던 사업자는 대부분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존폐의 위기를 맞았다.
STO업계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제도시행을 앞두고 시장을 닦아온 사업자 대부분이 씁쓸한 결말을 맞은 역설적인 상황"이라며 "단순히 개별 기업의 실패로 보기보단 정책구조 자체가 잘못 설계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