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안다리걸기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씨름에서 상대의 바깥다리뿐 아니라 안다리도 걸어 넘어뜨리듯 1탄에서 못다 파헤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입니다. 2탄에선 1탄의 맞춤법에 이어 무심코 잘못 쓰는 어휘와 문장이 없도록! 우리말의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말 밭다리걸기' 2탄입니다. 씨름에서 상대의 바깥다리뿐 아니라 안다리도 걸어 넘어뜨리듯 1탄에서 못다 파헤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입니다. 2탄에선 1탄의 맞춤법에 이어 무심코 잘못 쓰는 어휘와 문장이 없도록! 우리말의 원리를 쉽고 흥미롭게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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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에 가면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를 놓고 늘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때로는 일반 짜장면이냐 간짜장이냐를 놓고 고민하기도 합니다. 보통 간짜장이 조금 더 비싸니 왠지 더 맛있을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간이 세서 간짜장인가? 간장을 썼나?' 정확한 뜻이 잘 가늠이 안 됩니다. 머리글자만 빼고 같은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간짜장의 간은 건식 사우나, 건조 과일 등의 '건'과 같은 한자입니다. 마르다는 뜻의 건(乾)인데요. 여기서 '간'은 중국어 발음 [gān]과 비슷합니다. 음식 프랜차이즈 사업가인 백종원 씨는 자신의 방송에서 "간짜장은 물 없이 볶는다"고 일반 짜장과의 차이를 설명한 적이 있는데요. 생각해 보면 간짜장이 물기가 적어서 더 고소하다는 느낌입니다. 중국음식 메뉴를 보면 이렇게 이름 붙은 게 더 있습니다. 힌트는 위 중국어 발음인데요. 깐풍기, 깐쇼새우가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탕 종류와 달리 물기 없이 튀기거나 볶아 만드는 음식들인데요. 머리글자인 '깐'이 바
*오늘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찌는 듯한 '불볕더위'가 이어지겠습니다. *뜨거운 태양이 지고 어둠이 내리면 한강공원은 '불야성'을 이룹니다. *화려한 조명등 아래로 '불나방'이 모여들 듯 사람들도 시원한 곳을 찾아 모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폭염 기사들. 지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불덩이'입니다. 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23일부터 8월6일까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총 108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는데요. 사망자도 현재까지 1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게다가 온열질환자 10명 중 2명은 야외가 아닌 집, 사무실 등 실내에서 발생한다고 하니, 어젯밤 더위에 잠못 이룬 저로선 남의 일 같지 않은데요. 이렇게 온열질환 환자들이 속출하자 대한의사협회는 폭염과 관련된 건강 위험증상 및 건강수칙을 제시했습니다. 탈수 예방을 위해 물 자주 마시기, 시원한 물로 목욕 또는 샤워를 하고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옷 입기 등 비교적 쉽게 실천 가능한 수칙도 있으므로 알아
내전 등으로 난민이 된 10명의 선수들이 2016 리우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소식이 최근 들렸습니다. 난민대표팀으로 불리는 이들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브라질에 도착했는데요. 이들은 국기 대신 '오륜기'를 가슴에 붙이고 뛴다고 합니다. 뭉클한 소식인데요. 이들이 가슴에 달고 뛸 오륜기는 많이들 알고 있듯이 올림픽의 상징입니다. 다섯 개의 원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오세아니아·아메리카 5대륙을 나타내고, World(세계)의 W 모양으로 배치돼 있습니다. 그러면 오륜이란 말 자체는 무슨 뜻일까요. 말 그대로 풀면 '오륜'이란 5개 바퀴가 됩니다. '륜'은 바퀴 혹은 테를 뜻하는데요. 자주 듣게 되는 말 중에 '사륜구동'이란 게 있지요. 이것은 4개 바퀴가 동력으로 움직인다는 말입니다. 자동차 바퀴 4개가 모두 힘을 받아 움직인다는 거죠. 보통은 2개 바퀴만 구동하고 나머지 2개는 그저 거들 뿐입니다. 자전거로 빠르기 경쟁을 하는 건 '경륜'이라고 합니다. 역시 바퀴가 단어에 들어 있습
항구 가까이 위치한 집 덕에 후텁지근한 한여름이지만, 집에 있는 날이면 에어컨을 틀기보다 문을 열어놓는 게 더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바닷바람이 마주 불며 온몸을 훑고 지나갈 땐 시원함과 더불어 낭만적인 느낌에 시간가는 줄 모르지만, 어느덧 밤이 되면 뽀얗게 쌓인 먼지가 이만저만 신경쓰이는 게 아닌데요. 물걸레질하는 것보다 한번 털고 닦으면 청소효과가 만점이라는 말에 청소도구 하나 사러 집앞 재래시장에 갔습니다. 둘 다 잘 팔린다며 아주머니가 보여준 제품엔 '먼지털이' '먼지떨이' 표기가 제각각입니다. 먼지는 터는 걸까요, 떠는 걸까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떨다'는 '달려 있거나 붙어 있는 것을 쳐서 떼어 내다'란 의미가 있습니다. '옷의 먼지를 떨다/ 밤나무의 밤을 떨다/ 담뱃재를 떨다/ 그는 현관에서 모자 위에 쌓인 눈을 떨고 있었다' 등으로 쓰이고요. '털다'는 '달려 있는 것, 붙어 있는 것 따위가 떨어지게 흔들거나 치거나 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먼지 묻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에는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옷이 나오지요. 물론 실제로는 아무 것도 없었지만요. 얼마 전 실제로는 없지만 앱을 깐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이 폭발적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됐습니다. '포켓몬 고' 게임이 그건데요. 이것 때문에 국내엔 정식 출시가 안 됐음에도 게임이 가능한 속초로 가신 분들도 많지요. 그런데 이 게임과 더불어 많이 듣게 된 말이 있습니다. 증강 현실. 쉽게 와닿는 말은 아니죠. '현실'이야 많이 쓰는 말이긴 하지만요. 이 말은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화면에 어떤 정보를 덧입혀(합성)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포켓몬 고 게임은 어떤 장소에서 앱을 열면 카메라 기능으로 화면에 주변 모습이 나오고 게임 아이템이 같이 보이게 됩니다.(사진 참고) 구글글래스도 안경을 쓴 채 근처 건물을 보면 눈앞에 건물 정보가 보이거나, 하늘을 보면 날씨 정보가 나오거나 하지요. '증강'이란 수나 양을 '증'가시켜 더 '강'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군사력 증강 정도의 표현은 기
정말이지 푹푹 찌는 더위입니다. 불볕더위, 찜통더위, 가마솥더위 등. 그 어떤 말로도 더위를 표현하기 2% 부족한데요. 어젯밤 더위에 잠을 설쳤더니 피곤이 밀려옵니다. 월요일은 월요병이라고 핑계라도 대지만, 화요일까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니 조금 눈치가 보이는데요. 행여 표시날까 조심스레 하품하다 그만 후배와 눈이 마주칩니다. "선배 피로회복제 하나 드릴게요!" 후배가 작은 병 하나를 권합니다. 회사생활을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에 흐뭇해지려는 찰나, 또다른 후배가 분위기를 깹니다. "피로를 회복해서 더 피로하라고 피로회복제래요. 하하하." '아재개그인가' 눈 한번 슬쩍 흘기곤 웃어버립니다. 그런데 '회복'의 뜻을 가만 생각해보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회복은 원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 상태를 되찾음을 뜻하는 말인데요. '명예 회복'이라고 하면 잃었던 명예를 되찾음을 말하고, '신용 회복'은 떨어진 신용을 되찾음을 뜻하죠. 그렇다면 피로 회복은 피로한 상태로 되돌린다는 것을
굳은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섭니다. 카메라 플래시가 곳곳에서 터지고 입을 엽니다. 탁자에 놓인 준비한 글을 읽어 내려갑니다. "…여러분께 심심한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정치 뉴스에서 종종 들리는 표현이지요. 결국은 '미안하다'는 말인데요. 공적인 자리에서 잘 쓰이는 표현 방식입니다. 심심한 감사, 심심한 위로,… 여기서의 '심심한'은 무슨 뜻일까요? 물론 흔히 얘기하는 심심한 기분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왠지 말 속에 마음(心)이 들어있을 것 같지만 한자가 다릅니다. 심심(甚深)이란 글자 그대로 풀면 '심하게 깊이'란 뜻입니다. 국어사전에는 심심하다를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로 풀이하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심심한 감사=깊은 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깊다는 뜻의 심(深)이 들어간 낱말은 여러 개가 있는데요.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말 '심각'하다, 깊이 잘 생각한다는 뜻의 '심사숙고', 바다 깊은 곳에 있는 물인 '심층수'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5연패했다." 이렇게 한글로 '5연패'라고만 써 있다면 5번 연속 이긴걸까요. 진걸까요. 이 문장만 보고 알 수 있으신가요? 상반된 의미로 해석되는 용어이기에 더욱 헷갈리는데요. 사실 이렇게 성의없는 문장은 거의 없을 겁니다. 만일 이겼다면 "5연패를 달성했다" "5연패에 성공했다"는 긍정의 표현으로, 졌다면 "5연패 부진에 빠졌다" "5연패 수모를 당했다" 등의 부정적 표현으로 썼을 테니까요. 이렇게 '연패'는 잇따라 이겼다(連覇)와 잇따라 졌다는(連敗)는 상반된 뜻을 지녔습니다. 물론 단어 앞뒤 문맥을 살펴보면 무슨 뜻인지 단박에 해석할 수 있지만, 완전히 상반된 의미로 해석되기에 글로 쓸 때는 한자를 같이 표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패'와 같이 음은 같은데 뜻은 반대인 동음반의어로는 '부동'도 있습니다. 부동은 '움직이지 않는다'(不動)는 뜻과 '고정하여 있지 않고 이리저리 이동한다'(浮動)는 뜻을 지녔는데요.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고 하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부동을,
덥습니다. 어디로 휴가를 가는지 주변 사람들과 얘기 나눌 때지요. 더위를 피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바다나 계곡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겠지만, 시원한 영화관에서 공포영화를 보는 것도 인기있는 방법입니다. 조만간 TV에서도 공포물이 많이 나올 텐데요. 그런 영화나 드라마엔 이런 말이 꼭 붙습니다. '납량특집'! 저도 아주 어릴 적부터 봐온 표현인데요. 발음도 어렵고([남냥]으로 읽음) 모양도 어색한 이 말,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콜라·사이다나 요즈음 인기있는 탄산수를 가리켜 청'량'음료라고 하는데요. 마시면 소화가 잘 되는 듯 '시원한' 느낌을 주지요. 여기서의 시원함을 가리키는 말, 납'량'에도 그대로 쓰였습니다. 납량의 뜻은 말 그대로 하면 '서늘함을 들인다'가 되는데요. 여름철에 더위를 피해 시원함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위 설명으로 짐작되겠지만 여기서의 '납' 자는 들인다는 뜻인데요. '납'득한다, 용'납'한다 등에서도 쓰입니다. 그런데 납량이라는 말, 입에 잘 붙으시나요?
일요일 저녁, 오늘도 어김없이 TV 앞에 앉습니다. 비슷비슷한 예능프로그램이 전쟁이라도 하듯 쏟아져나오는 이 시간대, 즐겨보는 퀴즈프로그램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처음에는 아들에게 퀴즈를 풀게끔 하려는 요량이었는데, 가만 볼수록 학교 때 배운 내용도 새록새록 기억나고 한편으론 풋풋한 학창시절도 좋아보여서 이젠 제가 더 즐겨보게 돼버렸네요. 지난주 방송된 프로그램에선 유독 한 문제가 화제였습니다. 미식가의 '미'자가 어떤 한자인지를 알아맞히는 문제였는데요. 보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米(쌀 미) 2. 未(아닐 미) 3. 美(아름다울 미) 4. 味(맛 미) 당연히 4번 '맛 미'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정답은 3번 '아름다울 미'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문제를 푼 38명의 학생 중 단 1명만 정답을 맞혔습니다. 이를 지켜본 선생님들도 당황한 모습이 역력한데요. 왜 미식가의 미가 아름다울 미일까요? 일단 미식가(美食家)에서 美를 '아름다울 미'로, 家를 '집 가'로 해석하면 '아름다운 음식
최근 10경기 9승 1패. 올해 프로야구 초반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한화 이글스가 확 달라졌습니다. 9승 중에는 뒤집은 경기가 7번이나 돼 '마리한화'다운 '중독성'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팀이 하나가 돼 간다"고 할 만큼 분위기도 좋은데요. 이렇게 팀이 '사기충□'한 모습에 팬들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사기가 치솟아 있는 모습을 가리킬 때 쓰는 네 글자… 사기충'전'? 사기충'천'? 매일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분들이 많을 테니 '충전'이란 말이 입에 더 잘 붙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위 상황에는 '사기가 하늘(天)을 찌른다'는 뜻의 사기충천이 어울립니다. 여기서 '충'은 부딪친다, 찌른다는 뜻인데요. 충돌, 충격, 상충 등 우리가 자주 쓰는 말에도 같은 의미의 '충'이 들어가 있습니다. 갑자기 어떤 욕구가 솟구치게끔 하는 자극은 '충동'이라고 하고요. 충격의 크기를 완화시키는 장치는 '완충기'라고 합니다. 인터넷에는 사기충
"엄마! 내일부터 선풍기 틀어준다고 했지? 드디어 육월이야. 약속 꼭 지켜야 해!" 매일 밤 선풍기 틀고 자고 싶다던 아들에게 6월부터 해준다고 무심히 약속했는데, 드디어 내일이라고 좋아합니다. "아~ 그러네. 근데 육월 아니고 유월이야. 말할 때 힘들지 말고 쉽게 발음하라고." "아냐. 나는 안 힘든데? 숫자로 육인데 육월로 읽어야지 왜 유월로 읽어." '1월(일월) 2월(이월) 3월(삼월) 4월(사월) 5월(오월)'이니까 6월도 육월로 읽어야 맞다고 하는 아들 얘기에 선뜻 틀렸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데요. 여러분은 '6월'을 어떻게 읽으시나요? 일단 정답은 '유월'인데요. 왜일까요. 발음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육월' '유월' 중 어떤 게 더 발음하기 편한가요. 유월이 더 수월하게 읽힙니다. 듣기에도 한결 더 편하고요. 이렇게 인접한 두 소리를 연이어 발음하기 어려울 때 어떤 소리를 더하거나 빼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소리로 바꿔서 말하기 쉽게 하는 것을 '활음조' 현상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