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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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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0년 전, 한 프랑스 철학자가 고급 리조트를 배경으로 다양한 투숙객들 사이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모습을 그린 인기 미국 드라마 '화이트 로터스'를 연상케 하는 책을 썼다. 장 보댕(Jean Bodin)의 '숭고함의 비밀에 관한 7인의 대화'에서는 엄청난 부를 지닌 베네치아 귀족 코로나이우스가 여섯 명의 손님을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해 일주일 동안 오락과 대화를 즐기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낮 동안 손님들은 정원을 거닐고, 호화로운 식사를 즐기며, 시각적 착시 놀이를 하고,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다. 하지만 밤이 되어 와인을 따르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달아오른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코로나이우스는 일주일의 시간을 통해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생각하는지를 배우고자 했다. 그의 손님들은 루터교도, 칼뱅주의자, 유대인, 무슬림, 회의주의자, 그리고 철학적 자연주의자였다. 이들은 태양의 본질을 포함해 세상의 모든 주제를 놓고 논쟁을 벌인다. 가장 치열한 충돌은 도대체 '잘
3월 10일, 새로운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을 뒤흔들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거의 900포인트 하락했고 미국 주식이 올해 가장 큰 승자가 되리라는 월스트리트의 컨센서스를 약화시켰다.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 예외주의--경제적 강점과 기술적 혁신과 같이 미국이 타국 대비 우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이점--가 또 한 해의 견조한 주식 상승을 이끌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무역전쟁 우려, 성장 둔화의 징후, 인공지능 업계의 균열로 낙관론이 다소 빛을 잃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이는 미국 주식의 새로운 하락세를 촉발했다. S&P 500 지수는 2.7% 하락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4% 하락했다. 은행 주식과 함께 경제에 민감한 것으로 인식되는 중소기업 주식들도 하락했다. 채권은 상승했다. "정부가 정색을 하고 정책 목표가 고통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한 최초의 사례죠." 머틀리풀자산관리의 투자 애널리스트 셸비 맥퍼딘이 말했다. 미국의 강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쿠르스크를 거의 대부분 탈환했습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의 지원도 약해졌고 항공기와 특히 드론으로 제공권을 장악한 러시아가 2월에 다시 북한군 병력을 대거 동원하면서 쿠르스크 대부분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내쫓는데 성공했습니다. 러시아 땅인 쿠르스크는 작년 8월에 우크라이나군이 전격 진입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점령했고, 이후 러시아군이 북한군까지 동원해가며 탈환을 시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국토의 20% 가까이 빼앗긴 동남부 지역을 집중 방어하던 중 갑자기 예상치도 못했던 방향으로 러시아 영토에 진입해 이 지역을 점령했습니다. 향후 진행될 정전 협상에서 협상카드로 사용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러시아의 군사작전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쿠르스크가 돌출지역이어서 러시아가 측면을 치고 들어가며 병참선을 차단하는데 성공한 점입니다. 이번 작전에는 러시아가 광섬유로 '유선조종'하는 드론을 대거 투입했는데,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전파방
지난 금요일 점심, 독일의 차기 총리는 재무장관 예르크 쿠키스로부터 경제 상황에 대한 냉혹한 브리핑을 받았다. 해당 브리핑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쿠키스는 최근 2년간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제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으며, 독일 정부가 향후 4년간 1300억 유로(약 207조원) 규모의 예산 부족과 성장잠재력 축소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였다.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러시아―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나라다―와의 평화를 원치 않으며, 미국의 지원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른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이 장면이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에 적대적인 태도로 돌아섰다는 또 다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메르츠는 "더는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고 결심했다고 그의 측근은 전했다. 불과 며칠 만에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은 몇 시간 전 우크라이나에서 돌아온 참이었다. 한 수요일 오후, 그녀의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미니당근을 씹고 있었다. 예상보다 이른 방문객에 다소 놀란 듯, 그는 당근을 다 먹고 웃음을 터뜨렸다. "야채가 필요해서요." 프레데릭센이 설명했다. 이번 방문은 숨 가쁘게 진행됐다. 비행기를 타고 폴란드로 이동한 뒤 기차를 타고 키이우로 들어갔다. 모든 일정은 그녀가 국경을 넘을 때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다섯 번째 우크라이나 방문이었다. 이번 방문은 러시아에 대한 저항이 1000일을 맞이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공교롭게도 그녀의 47번째 생일과도 겹쳤다. 프레데릭센은 현지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을 병원에서 만나 위로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덴마크의 새로운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 덴마크는 경제 규모 대비 전쟁 지원금 기여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 우크라이나에 대
뉴욕에서 딱 한 번 보냈던 여름, 찌는 듯 무더웠던 그 여름에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 급하게 아파트를 구해야 했던 나는 친구의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내 정신을 차려보니 돈이 오가고 있었다. '오간다'는 표현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지만. 제 시간에 돈을 보냈지만 돌아온 것은 없었다. 아파트 열쇠도, 적당한 투룸의 절반도, 분노에 찬 내 물음표에 대한 답변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내 기준에서는 큰 돈이었고, 경찰서로 가는 건 창피했다. 아버지를 찾아가는 건 더 수치스러웠다. 그 돈을 메꾸기 위해 남은 여름 동안 남자들에게 억지로 관심을 보이며 저녁을 얻어먹었다. 이 이야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사기를 당하는 이유는 그것을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둘째,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당황스러우면서도 복수심이 차오르는 격분 상태가 되어 모든 것이 허용되는 집요한 약자의 윤리를 받아들이게 된다. 보상을 얻기 위해 저지르는 사기에 죄책감 따위는 없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홍콩에서 귀국하던 길에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되어 그대로 필리핀 정부 항공기에 실려 국제형사법원(ICC)가 소재한 네덜란드 헤이그의 구금시설로 이송되었습니다. 국제형사법원은 두테르테가 대통령 재임기간(2016~2022년) 중 실시했던 이른바 '마약과의 전쟁'에서 사법적 절차 없이 의심 가는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혐의 즉 '인도에 관한 범죄'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두테르테는 공식적으로 600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그는 의회 청문회에서 그런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지만 모두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며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선 피살자가 3만명 가까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필리핀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가문은 두테르테 일가와 마르코스 일가입니다. 두 가문의 관계는 1960년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두테르테의 아버지가 마르코스 전 대통령(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부친)의 각료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가문은 두테
1월 15일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와 문화장관 리사 낸디가 영국 소프트파워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시점이 흥미로웠다.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된 이후, 국제 문제에서 설득과 영향력이 통하던 시대는 가고 명령과 강압, 힘이 지배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실은 그보다 더 미묘하고 역설적이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는 완전히 구분이 가능한 상반된 개념이 아니다. 둘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때로는 모순되는 듯한 방식으로도 상호작용한다. 관세 위협은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중간쯤에 위치한다. 트럼프는 국경 통제와 같은 비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를 사용했으며 파나마, 멕시코, 캐나다는 빠르게 굴복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이전 미국 대통령들보다 더 합리적인 행위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엄청난 군사력을 소모했다. 예측 가능한 결과는 패배와 후퇴였다. 전략적 목표의 부재와 동맹을 저버린 행위로
많은 미국인이 높은 물가와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지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반면, 부유층은 아낌없이 소비하고 있다. 연간 25만 달러(3억6000만원) 이상을 버는 상위 10% 고소득층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치 상승에 힘입어 휴가부터 명품 핸드백까지 다양한 품목에 과감히 지출하고 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소비자는 현재 전체 지출의 49.7%를 차지하며, 이는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년 전만 해도 이들의 지출 비중은 약 36%에 불과했다. 이러한 흐름은 경제 성장이 부유층의 소비에 유례없이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상위 10%의 소비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분의 1을 맡고 있다고 추정했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9월까지 고소득층의 소비는 12% 증가한 반면, 노동자 계층과 중산층의 소비는 같은 기간 감소했다. "부유층의 재정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좋고, 그들의
거의 모든 기성 예술가는 스타일을 중심으로 일종의 베팅을 한다. 거칠게 말하면, 그들이 "베팅"하는 것은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진실이나 아름다움을 강렬하게 담아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깊이 있는 소통을 이루고, 지속적인 경력을 쌓고, 어쩌면 자신이 떠난 후에도 작품이 남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카라바조(Caravaggio)에게는 극대화된 사실주의와 강렬한 키아로스쿠로(명암대비)가 만들어내는 드라마가 있었다.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에게는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방식으로 해석한 신고전주의적 질서가 있었다. 자코메티에게는 길게 늘어진 인물들이 광활한 공간을 어떻게 점유하는지를 보여주는 실존적 강렬한 통찰이 있었다. 타마라 드 렘피카(Tamara de Lempicka)의 경우, 그녀의 베팅은 아마도 한쪽 어깨를 비현실적으로 치켜올리고 다른 쪽은 극적으로 내려놓으면 더욱 멋져 보일 것이라는 믿음이었을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서는 이 포즈가 너무나 자주 반복되어, 마치 그녀 주변 사람들
미국 법무부는 미국 방산기업, 로펌, 언론기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 외교부를 주로 해킹해 중국 정부에 정보를 팔아온 중국 테크 회사 '아이순'(i-Soon)의 해커들을 기소했습니다. 이 회사는 이메일을 해킹해 메일함을 중국 정부에 1만~7만5000달러에 팔았습니다. 중국 정부(공안부, 국가안전부)가 먼저 원하는 정보 표적을 해킹 회사에 알려주면 해커들이 작업에 나서는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해커들은 우선 표적 이메일과 교신을 시도한 후 악성프로그램(맬웨어) 링크를 보내 해킹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합니다. 해킹 피해자들이 표적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미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이 표적이 되기도 했고, 한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외교부도 표적이 되었습니다. 특히 아이순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022년 11~12월 사이 한국 외교부 이메일에 허가 없이 접근할 권한을 중국 국가안전부(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에 판매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그는 선거 유세에서 전기톱을 휘둘러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관료주의와 규제의 덩굴을 베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가 실제로 이러한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800건의 규제 완화 조치를 단행했으며, 앞으로 3200건의 추가적인 "구조 개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만 홀로 이런 것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좌우파를 막론한 정치인들이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부 축소와 규제 철폐를 목표로 '정부효율부'(DOGE)를 신설하고, 기업가 일론 머스크를 그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공무원 조직에도 강력한 개혁을 가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시민들이 직접 '불필요한 규제 문제'를 신고할 수 있도록 '규제부'(Ministry for Regulation)를 설립했다. 또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