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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세, 경제, 기술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와 흐름을 전달합니다. 복잡한 글로벌 이슈를 쉽게 풀어내 독자들이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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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수도 멕시코시티 도심의 국립인류학박물관 근처에서 비행기가 추락했다. 이 추락으로 내무부 장관 후안 카밀로 모리뇨와 마약 카르텔 소탕으로 유명한 전직 검사였던 호세 루이스 산티아고 바스콘셀로스가 모두 사망했다. 정부는 사고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심증만으로―마약 카르텔이 항공기를 격추시켰다고 믿었다. 또는 고위층의 연루까지 건들 수 있는 수사관들의 마약 밀매 조직 수사를 막으려는 정부의 음모였다고 믿었다. 멕시코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밴드 중 하나인 로스 티그레스 델 노르테는 "라 그란하(농장)"라는 정치 우화 같은 긴 곡을 통해 이 추락 사고를 노래했다. "매 한 마리가 쓰러졌어요 / 병아리들이 묻고 있어요 / 매가 저절로 떨어졌나요? / 아니면 바람이 매를 떨어뜨린 걸까요?" 내가 1년 후 멕시코시티로 이사했을 때에도 이 추락 사고는 여전히 정교한 음모론의 주제였다. 멕시코 대통령이 정말로 카르텔을 소탕하고 싶었는지, 아니면 카르
종말에 대해 말하는 문학 작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설 (Frankenstein)의 작가로 잘 알려진 메리 셸리(Mary Shelley)가 200여 년 전에 내놓았던 (The Last Man)에서 세상은 전염병의 창궐로 멸망한다. 그 이후로 수많은 계시 문학(apocalyptic literature), 그리고 SF 영화들은 세상의 끝을 다양한 방식으로 상상해 왔다. 외계 생물체들의 공격이나 다른 행성과의 충돌, 홍수나 이상고온과 같은 기후 변화, 핵이나 화학 물질을 사용한 전쟁, 인간이 고안해 낸 사이보그들의 역습, 종교적인 심판의 도래 등 현재를 구성하는 세계 질서를 위협하고 끝장낼 수 있는 요인들은 여러 가지 모습을 띠고 나타난다. 세상의 끝을 상상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 현재의 문제를 직시하고 그 문제가 어디에서 폭발적으로 우리를 위협할 것인지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현재가 불안정하면 불안정할수록, 종말에 대한 상상력은 더욱 구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통제' '이민자 문제'를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카드 중 하나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프랑스 르몽드가 보도했습니다. 트럼프에 맞설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2년간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세워놨던 이민 대책들을 해체하려 했는데, 중남미 이민자들이 멕시코 국경 쪽으로 밀어닥치자 2023년 1월부터 난민 신청자들에 대해 미국에 입국하기 전 중간 경유지에서 난민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시행했습니다. 중남미 난민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정치적 문제, 경제적 문제, 생태계 파괴의 문제 등 다양하고 여기에 더해 트럼프 집권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트럼프가 국경을 봉쇄하기 전에 미국에 입국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이민의 문을 두드리게 된 점도 있습니다. 지난 12월 한 달 동안 서류도 준비하지 않고 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사람의 수가 30만 명가량이었습니다. 2022년 10월에서 2023년 9월
2020년 매사추세츠주 유권자의 75%가 자동차 수리권 주민 투표 발의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제조사가 자동차 진단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차주 및 독립 정비업체와 공유하도록 해 공식 정비 업체 뿐만 아니라 어떤 정비업체든 해당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반드시 제조사가 지정하는 업체에 가져가야 한다는 제약이 없어진다. 매사추세츠 주민들은 꽤나 단호하게 자신들이 직접 정비업체를 선택하기를 원한다고 의사 표시를 한 것이다. 매사추세츠 주민들은 2012년에도 비슷한 수리권 발의 안에 훨씬 더 많은 찬성 표를 던진 바 있다. 문제는 그 수리권 법안이 2023년 8월에야 발효되었다는 사실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보유한 현금이 너무 많아서(대부분 차주들로부터 수리비를 후려쳐서 모은 돈이다.) 법정에서 법안에 이의를 제기할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었다. 매사추세츠 유권자들이 자동차 수리권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한 이후 10년 동안 매사추세츠 자동차 수리권의 상황은 계속 악화됐
데이브 홀리스는 텍사스 자택에서 인스타그램을 열고 '라이브' 버튼을 누르며 하루를 시작했다. 디즈니의 고위 임원이었다가 자기 계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퇴사한 데이브는 자신이 '평화의 테라스'라고 이름 붙인 수영장 옆 공간에서 스트리밍으로 가상의 커피 타임을 갖고 있었다. 시청자들에게는 웰니스 회의론자에서 '보다 깊은 삶을 살자'고 설파하는 전도사로 진화한 한 남자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였다. 하지만 2021년 10월의 어느 날 아침, 팬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이브는 베스트셀러 '여자여, 얼굴을 씻어라'의 저자인 아내 레이첼 홀리스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었다. 레이첼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라고 설파하면서 불과 3년 만에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구축했다. 데이브도 결국 그 정신을 받아들였다. 그는 자신의 음주 문제와 불안감 문제를 공유하며 50만에 가까운 팔로워를 확보했다. 그는 레이첼과 함께 자신들의 일상--부부로서 겪
1999년 좌절에 빠진 한 젊은 기업가가 주룽지 당시 총리에게 편지를 보냈다. 황원원은 선전의 제조업 붐을 타고 교육용 장난감을 팔아 부를 어느 정도 쌓았지만 그녀의 사업은 벽에 부딪혔다. 그녀의 제품이 너무 성공적이어서 시장에 값싼 모조품이 넘쳐나면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고 사업에 큰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던 황원원은 중국 비즈니스 환경의 더 큰 문제인 불공정 경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 당시 42세였던 그는 미국 8개 도시를 순회하며 비즈니스 전문가들과 인터뷰한 끝에 신용평가 시스템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공정한 경쟁을 유지하는 것은 제조업에 헤아릴 수 없는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습니다."라고 황은 주룽지 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중국만의 개인 신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조언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저는 이와 관련해 저의 지식과 부를 기부하기로 결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벌어진 분쟁이 미국과 중동 파트너 간 관계를 혼란에 빠뜨린다. 유가상승은 산유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국제정세가 미국, 유럽, 러시아의 중심 세력에서 벗어나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공한다. 서구는 갑자기 더 이상 국제정세를 통제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어떻게든 관리하려 애쓰면서 후퇴하고 있다. 이는 2023년의 이야기가 아니다. 50년 전인 1973년, 아랍 산유국들이 미국을 비롯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들에 대한 원유 수출을 금지한 '욤키푸르 전쟁'이 발발한 해의 이야기다. 욤키푸르 전쟁 50주년을 맞아 또다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벌어졌음은 우연이 아니며 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은 이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50년 전과 지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이후 국제정세는 어떻게 바뀌었던가? 저개발국의 영향력은 그때보다 더 커졌을까, 아니면 줄어들었을까? 헨리 패럴과 에이브러햄 뉴먼의 신간 '지하 제국: 미국
일본의 달 탐사선 슬림(SLIM)이 달 표면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현재까지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이번에 성공한 일본을 포함해 총 5개국뿐입니다. 작년 8월에 찬드라얀 3호가 달 착륙에 성공함에 따라 인도가 4번째 국가가 되었습니다. 일본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따르면 슬림은 내려오던 중에 속도제어에 이상이 발생해 똑바로 착륙하진 못했고, 그 탓에 태양광 장치가 태양광을 받기 어려운 각도로 놓여 얼마 있지 않아 전원이 꺼져버렸습니다. JAXA 관계자들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전원이 들어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탐사선의 달 착륙 성공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일본이 우주, 즉 외기권(外氣圈)에서도 전략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세계 최강대국들은 우주에서의 전략적 경쟁을 강화해나갈 것입니다. 대공미사일이 못 미치는 대기권의 높은 곳도 강대국 정찰기들은 제집 드나들 듯하지만 대기권 밖 우주 공간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정찰만이 아니라 이런 외기권에
홍콩 교외의 고층 아파트 11층, 86세 여성이 좁고 낡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가족이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딸은 마카오 남자와 결혼해서 두 자녀와 함께 그곳에서 살고 있었다. 아들은 수년 전 세상을 떠났고, 아들이 남긴 유일한 손자는 영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9월의 어느 저녁, 노파는 전구를 갈다 넘어져 골반이 부러졌다. 노파는 움직일 수 없었고, 도움을 요청하는 그의 외침을 누구도 듣지 못했다. 그 후 이틀 동안 그는 탈수 증상으로 서서히 죽어갔다. 이웃이 경찰 당국에 신고하기까지는 사흘이 더 걸렸다. 악취가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기까지 사흘이 걸린 것이다. 경찰은 시신을 치우고 가족에게 사망 사실을 알렸으며 조촐한 장례식이 열렸다. 몇 주 후, 집주인은 아파트 전체를 청소하고 다시 임대하려고 했다. 노파의 죽음이 살인이나 자살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아파트는 홍콩의 온라인 흉가 목록에 등재되지 않았다. 집주인은 새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월세를 약
독문학자 잉고 마이어(Ingo Meyer)는 한 인터뷰에서 오늘날보다 더 많은 독일 소설이 있었던 적은 없지만, 몰락의 경향을 간과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1980년대 이후 독일 소설들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의 나열일 뿐, 진정성을 상실했으며 역사를 심도 있게 다루는 거대 서사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최근 독일 소설은 해석의 여지가 없는, 소위 말해 통속문학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러한 문제 제기에 반박하듯 2021년 독일 문학상을 수상한 안쳬 라빅 슈트루벨(Antje Ravik Strubel)의 '푸른 여자'(2021)는 최근 독일 소설의 또 다른 가능성을 증명했다. "동·서 소설, 권력남용의 이야기, 탁월한 줄거리들의 얽힘과 분위기 묘사"라는 심사평을 받은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의 서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중심 서사에서는 동유럽 출신의 한 소녀 아디나가 베를린, 우커마크 그리고 헬싱키에서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이, 부분 서사에서
2027년 봄이다.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이 엘리제궁의 돌계단으로 함께 걸어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이양식을 위해 안뜰에 레드카펫이 깔려 있다. 지난 10년간 마크롱의 라이벌이자 경쟁자였던 극우 포퓰리스트 지도자 마린 르펜이 유럽연합(EU)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원국 중 하나이자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인 프랑스에서 정치적 지진을 일으키며 마크롱 후임을 결정하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군악대가 연주하는 가운데 미소 띤 르펜이 마크롱과 함께 레드카펫 끝에 있는 검은색 세단으로 향한다. 그들은 악수를 나눈다. 마크롱은 차에 올라타고 르펜은 프랑스의 새 대통령으로 그 자리에 서 있다. 프랑스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미래 전망은 더 이상 터무니없어 보이지 않다. 르펜과 그가 이끄는 국민연합(RN)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례 없는 의석 수를 확보해 정치적 정당성을 새롭게 확보했고, 제도권 주류에 진입한 이후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마크롱은 1년 반 전 재선
일본에는 '와타나베'란 성을 가진 기혼 여성이 32만 5000명에 달한다. '이토' 성을 가진 기혼 여성의 수는 거의 비슷하고 '스즈키'는 훨씬 더 많으며 '사토'는 거의 두 배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십 년 동안 '와타나베 부인'은 모든 일본 가정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통용돼 왔다. 집안의 주된 의사결정권과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신화적인 가모장(家母長) 같은 것이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일본의 기적적인 성장기 이래 수년 동안 와타나베 부인의 금융 화력은 일본의 지역 은행장과 뒷골목의 금 소매상부터 월스트리트의 채권 트레이더에 이르기까지 모두의 관심을 끌었다.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와타나베 부인의 다음 행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버블 붕괴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의 가계는 2100조 엔(1경 9000조 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을 현금 및 현금성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영국의 가계는 각각 금융자산의 13%와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