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160,800원 ▼6,000 -3.6%)과 엘앤에프(85,900원 ▼5,300 -5.81%)는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급성장하는 국내 수요에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새 공법 도입을 통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경북 포항 공장의 삼원계(NCM) 양극재 소성 라인 4개 중 1개를 LFP 양극재 생산라인으로 전환했다. 내년 5월까지 나머지 3개 라인의 전환도 완료할 예정이다. 포항에 더해 전남 광양 생산거점까지 활용해 2030~2035년 전체 양극재 생산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3분의 1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의 LFP 잠재 생산능력이 당초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삼원계 양극재 생산능력 1만톤 규모의 설비를 LFP용으로 전환하면 약 1만5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실제 생산 결과를 바탕으로 전환 효율을 재평가한 결과 최대 2만톤까지 생산할 수 있다는게 업계 관측이다. 이를 적용하면 포항의 삼원계 양극재 설비 약 4만5000톤은 LFP 최대 10만톤, 광양의 약 5만5000톤 설비는 최대 11만톤 규모로 전환이 가능하다. 두 거점의 잠재 LFP 생산능력 합계는 기존 예상치인 약 15만톤에서 최대 21만톤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포스코퓨처엠뿐 아니라 엘앤에프도 LFP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LFP 전담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는 현재 연 3만톤 수준인 생산능력을 내년 상반기까지 6만톤으로 확대한다. 4개 생산라인 구축이 완료되더라도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약 20만평 부지 중 실제 활용 면적은 약 6만평에 그쳐 추가 증설 여력도 남아 있다. 엘앤에프플러스는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최대 12만톤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생산능력이 계획대로 확대되면 국내 배터리 셀 3사의 ESS용 LFP 양극재 수요에 대응할 기반도 강화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셀 3사(LG에너지솔루션(383,000원 ▼7,000 -1.79%)·삼성SDI(490,500원 ▼21,500 -4.2%)·SK(465,500원 ▲4,000 +0.87%)온)의 ESS용 LFP 양극재 잠재 수요는 2027년 약 23만톤에서 2030년 35만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플러스의 잠재 생산능력을 합산하면 최대 33만톤으로 2030년 예상 수요에 근접하는 규모다. 양극재 업체들이 국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면서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온 LFP 양극재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재 국산 LFP 양극재 가격은 중국산보다 30~40%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2032년 종료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5년 안에 중국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원가 구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는 전구체 제조 단계를 생략하는 무전구체 공법이 거론된다. 일반적인 양극재 제조 과정에서는 전구체를 별도로 생산한 뒤 리튬 원료와 혼합해 소성한다. 반면 무전구체 공법은 이 중간 단계를 줄여 공정 단순화와 비용 절감을 꾀한다.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 모두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혁신을 통해 중국산과의 가격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가 향후 LFP 양극재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