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직매입 정산주기 35일로 줄이면...쿠팡·다이소·올영 등 30개사 영향권

단독 직매입 정산주기 35일로 줄이면...쿠팡·다이소·올영 등 30개사 영향권

유엄식 기자
2026.09.09 15:5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법 위반 시 공정위 과징금 제재 대상...업계 "유예기간, 보완책 필요"
소상공인연합회 "신속히 시행해야", 소비자단체 "가격인상 우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부작용 발생하면 추가 법 개정"

티몬·위메프(이타 티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번 정산 지연 사태로 판매자는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해 자금 압박을 받고 있고 소비자는 상품 취소·환불이 안 될 경우에 대한 우려로 회사를 방문, 환불 신청을 하는 등으로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티몬·위메프(이타 티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번 정산 지연 사태로 판매자는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해 자금 압박을 받고 있고 소비자는 상품 취소·환불이 안 될 경우에 대한 우려로 회사를 방문, 환불 신청을 하는 등으로 파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임한별(머니S)

직매입 납품대금 정산 주기를 60일에서 35일로, 특약매입 정산 주기를 40일에서 20일로 각각 단축하면 쿠팡, 컬리 등 대형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외에도 다이소와 올리브영 등 오프라인 매장 기반의 전문 판매점을 포함해 약 30여개 유통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납품대금 정산주기 단축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본회의를 넘어서면 약 30여개 유통사가 영향권에 들게 된다.

공정위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납품대금 지급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98개 직매입 유통사 중 평균 대금지급일이 30일을 초과하는 업체가 39곳이었다. 이 가운데 쿠팡(52.3일) 다이소(59.1일) 컬리(54.6일) M춘천점·메가마트(54.5일) 전자랜드(52.0일) 영풍문고(65.1일) 홈플러스(46.2일) 홈플러스익스프레스(40.9일) 등 9개사는 법정 상한선에 가깝게 대금을 지급 중이었다.

새로운 법이 시행돼 직매입 납품대금 정산 주기가 35일로 줄어들면 이에 더해 20여곳이 넘는 업체가 제재 대상이 새롭게 포함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새로운 법이 시행된 이후 정산 주기를 지키지 않은 업체에 대해선 즉시 지급 시정명령과 함께 관련 매출액을 기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 업계에선 업태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인 정산 기준을 강행하면 중소 납품사 발주량 감소, 소비자 부담 증가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대형 유통사 관계자는 "지금도 신선식품과 의류 등 품목별로 정산 주기가 다른데 획일적으로 정산 주기를 줄이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판매량이 적어 재고 부담이 높은 중소업체 상품은 발주량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유통사 관계자는 "충분한 유예 기간을 주면서 시행규칙 등에 품목과 업태의 특수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9.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9.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소상공인 단체 반응은 엇갈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일 논평에서 "거래대금 지급기한을 15일 이내로 단축해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에 비추어 직매입 거래 지급기한을 35일로 정한 것은 다소 아쉽지만, 개정안의 취지와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는 "중소업체는 며칠 빠른 정산보다 안정적인 발주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단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컨슈머워치는 "납품대금 지급 기한이 짧아지면 유통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할인과 적립 혜택을 줄이거나 무료배송 기준과 멤버십 혜택을 조정해 소비자 실질 구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규제 방식보단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게 합리적이란 의견도 나온다. 최자영 숭실대 교수(한국유통학회장)는 "진정한 상생은 규제보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 조성에서 시작된다"며 "납품업체 규모별 차등 적용, 조기 지급 참여 기업 인센티브 제공 등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아마존과 월마트의 납품대금 정산 주기는 최대 90일이며 중국 다룬파와 우마트의 정산주기는 90~120일, 일본 이온그룹과 세븐앤아이 정산주기는 최대 60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정산기한을 30일로 단축하는 정책을 추진했다가 이자비용 등으로 연간 최대 150억유로(약 23조원)가 소요된다는 유통업계의 반발에 철회한 바 있다.

공정위는 제도 보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법 운용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계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추후 법을 다시 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