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법적 기반 마련…공포 6개월 뒤 시행
사회연대금융 체계 구축·시행령 설계 등 후속작업 관건

13년 간 표류했던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시행을 위한 마지막 절차에 들어갔다.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아우르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현장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시행령 설계와 금융 지원체계 구축 등 후속 작업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8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사회연대경제기본법 공포안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은 후속 절차로 대통령 재가와 공포를 거쳐 6개월 뒤 시행된다.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은 2014년 처음 발의된 이후 13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부처별로 추진돼 온 정책을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대통령 소속 사회연대경제발전위원회를 설치한다. 사회연대금융과 공공기관 우선구매 등에 대한 지원 근거도 마련된다.
현장에서는 기본법 제정을 반기면서도 단기간의 성과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사회연대경제는 주민과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조직을 만들고 신뢰를 쌓아 사업을 안착시키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지속가능경제학과 교수(행안부 정책자문위원장)는 "사회연대경제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경제조직을 만들어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속도를 너무 빠르게 가져가거나 성과 지향적으로 접근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장기간 자금을 공급하는 '인내자본'을 비롯한 사회연대금융 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의료나 통합돌봄, 태양광 등을 사회연대경제 방식으로 추진하려면 단기 담보대출이 아니라 사업이 안착할 때까지 장기간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금융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부 재정뿐 아니라 시민과 기업 등 사회의 다양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금융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법이 정책의 큰 틀을 마련했다면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는 시행령 등 하위법령에서 구체화된다. 법 제정 과정에서 충분히 담기지 못한 분야를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사회적기업 더함의 김종빈 부대표는 "10년 넘게 기다린 기본법이 통과된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법 제정 과정에서 처음 논의됐던 일부 요소가 빠진 것은 아쉽다"며 "특히 사회주택 분야에서는 법에 '사회주택'이라는 용어 자체가 들어가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기본법을 토대로 시행령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간 자문 과정에서 시행령에 사회주택을 보다 구체적으로 담을 수 있도록 제안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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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중간지원조직 간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본법 시행 이후 각종 정책을 현장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기관별 역할이 중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미정 광명시사회적경제센터장은 "중앙정부와 광역·기초 지방정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지역 지원기관 등 각 주체의 역할이 중복되지 않고 각자 위치에 맞게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연대경제조직 스스로의 역할도 중요하다. 박 센터장은 "제도가 만들어지고 사업비가 투입되면 그 돈이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기업들도 지원사업이 생겼으니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성장해 생태계에서 제 역할을 할 것인지 스스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