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5번 들락날락"…서류만 태우고 경찰서 향하는 순찰차

경찰청이 '형사절차의 완전 전자화'를 목표로 차세대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KICS)을 도입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종이 서류와 전자기록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에 따른 원본 보관 의무에 더해 수사 편의와 책임 소재 등을 이유로 종이 서류를 선호하는 관행이 이어지면서 전자화를 위한 스캔 업무만 추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지구대·파출소 등 치안 현장 최일선을 담당하는 지역경찰들은 접수한 민원이나 출동 사건 관련 기록을 제출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 관할 경찰서를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확보한 사건 관련 서류 등을 전달하기 위해 순찰차를 타고 경찰서에 다녀오는 업무는 일선에서 이른바 '문발'이라고 불린다. 차세대 킥스 도입 이후에도 문발 업무는 계속되고 있다. 자필 진술서 등 사건 관련 서류를 스캔해 킥스에 올린 뒤 원본 종이 서류까지 관할 경찰서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서울 지역 한 지구대 소속 A경감은 "하루 근무 중 평균 2~3번, 많게는 5번 정도 사건기록을 제출하기 위해 직접 경찰서에 다녀온다"고 말했다. 다른 지구대 소속 B순경은 "출퇴근 시간대에는 사건기록만 제출하고 돌아오는 데 40분까지 걸리기도 한다"고 했다.
전자화에 따른 스캔 업무까지 더해지면서 현장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파출소 소속 C경감은 "사건기록 이송은 원래 하던 일인데 전산화를 이유로 스캔이라는 잡무가 하나 더 생긴 느낌"이라며 "스캐너가 고장 나거나 첨부파일 용량이 커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오래 걸리면 스캔하는 데만 30분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2024년 9월 법무부·검찰청·해양경찰청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킥스를 개통했다. 경찰은 이후 모든 사건기록을 전자화해 킥스에서 관리하고 있다. 다만 형사절차전자문서법에 따라 전자화 대상인 종이 문서 원본도 법에서 정한 기간 동안 보관해야 한다. 자필 진술서 등 종이로 작성된 사건기록은 스캔해 전산에 등록하더라도 원본을 별도로 보관해야 하는 셈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관련 법에 따라 전자화 대상 문서의 원본을 보관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지역경찰이 출동해 처리한 발생 사건은 킥스에 입력하면 별도의 종이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종이로 제출받은 문서와 달리 경찰관이 직접 킥스에 입력한 내용까지 출력해 보관할 법적 의무는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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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장에서는 법적 보관 의무가 없는 기록까지 종이로 출력해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사관들이 종이 서류에 익숙한 데다 사건을 인계하는 과정에서 현장에 직접 출동한 지역경찰이 담당 수사관에게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어 수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일선 경찰서 수사과 소속 한 경찰관은 "수사관 대부분 실제 업무에서는 여전히 종이 서류를 사용하는 경향이 크다"며 "종이 서류가 팀원들과 수사 과정을 공유하기에도 편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