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도입 후 2년8개월만에 폐지

이재명 대통령이 다문화가족 지원 제도 재정비를 예고한 가운데 성평등가족부가 다문화가족 자녀를 대상으로 한 현금성 지원 사업을 내년 폐지한다. 단순 현금성 지원보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언어·학습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서비스에 예산을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성평등부는 '다문화가족 자녀 교육활동비 지원' 사업을 내년 종료하기로 했다. 2024년 5월 도입된 지 약 2년8개월 만이다.
교육활동비 지원은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 다문화가족의 7~18세 자녀에게 초등학생 연 40만원, 중학생 연 50만원, 고등학생 연 60만원을 카드 포인트로 지급하는 사업이다. 카드 포인트는 교재 구입, 독서실 이용 등 교육 관련 활동에 사용할 수 있다. 성평등부는 다문화가족 자녀의 학습 격차를 줄이고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지원을 시작했다.
사업 수요는 시행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교육활동비 신청자는 지난해 5만7000명에서 올해 6만5300명으로 14.6% 늘었다. 외국인 유입이 확대되고 다문화가족 자녀 수도 증가하면서 신청 규모도 함께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성평등부의 '2026 청소년 통계'를 보면 지난해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학생은 20만2208명으로 전체 학생의 4%를 차지했다. 10년 전(8만2536명)의 약 2.5배 수준으로, 다문화학생이 2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사업을 종료하기로 한 것은 다문화가족 지원의 정책 방향을 바꾸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한정된 재원을 현금성 지원에 투입하기보다 학령기 자녀의 언어·학습 환경 개선에 집중하는 편이 정책 효과가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실제 관련 예산은 지난해부터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성평등부는 올해 교육활동비 예산을 143억100만원으로 편성해 지난해(156억2600만원)보다 8.5% 감액했다. 지원 인원도 감소했다. 교육활동비 최종 급여자는 지난해 5만2600여명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4만6600명이 지원을 받아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종료로 확보되는 예산은 이중언어 교육, 기초학습 지원 등 맞춤형 사업에 투입된다. 현재 성평등부는 전국 224개 가족센터에서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에게 부모의 모국어와 한국어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이중언어 교육을 제공한다. 진로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발달 단계에 맞춘 진로·취업 상담도 지원한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에게는 한글·수학·국어·독서토론 등 기초학습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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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사업은 내년부터 더욱 확대된다. 우선 성평등부는 기존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을 '이주배경가족 지원사업'으로 통합·개편해 지원 대상을 다문화가족에서 이주배경가족으로 넓힐 계획이다. 예산도 함께 늘어난다. 이주배경가족 자녀 대상 기초학습 프로그램 예산은 올해 74억3100만원에서 내년 90억8200만원으로 확대된다. 진로설계 프로그램은 35억1800만원에서 48억3300만원으로, 이중언어 지원은 47억7200만원에서 52억9700만원으로 각각 증액됐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기초학력과 이중언어 지원 등 정책 효과가 높은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기 위해 교육활동비 지원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