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이 벼랑 끝에 섰다. "한발만 더 디디면 떨어지는 순간"(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까지 왔다. 시한은 18일.
그런데 아직 '협상 재개'조차 못했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간 '만남' 자체는 성사될 듯 하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모든 것을 들어보겠다"고 했고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도 "만나서 얘기는 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입장차는 여전하다. 달라진 게 없다.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있지만 '협상 결렬'에 앞선 모양새 만들기란 관측도 나온다. 양측이 장외에서 신경전, 여론전, 압박전을 펼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당장 협상이 결렬될 경우 떠안을 부담이 만만찮은 게 문제다.
>◇협상 재개 "일단 만나보자"= 당초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각 당의 최고위원회의를 끝낸 뒤 원내 대표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회의가 길어지면서 오전 회의는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부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양당의 회의 결과는 "일단 만나 보자"로 요약된다. 안 원내대표는 "오늘까지가 마지막 시간이다. 최선을 다해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역시 "만나겠다. 만나봐서 얘기는 해봐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얼굴을 맞댈 예정이다.
◇입장 변화 있나? 없나?= 민주당의 입장은 확고하다.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농업진흥청 등 3개 부서의 존치다. 김 원내대표는 "3개 부처 존치 입장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한나라당쪽도 크게 다르진 않다 다만 미묘한 변화가 읽힌다. 강재섭 당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의 정무기능에 혼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일정 정도 문제점을 인정한 게 좋은 예다. 안 원내대표도 "절충해보겠다. 모든 것을 다 들어 보겠다"고했다.
◇MB의 새카드는?= 현재 공은 이 당선인쪽으로 넘어온 상태. 민주당에게 새 카드를 던져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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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제시됐던 카드는 장관급 양성평등위원회의 설치. 여기에 국무총리실 산하에 배칠될 특임장관을 여성몫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특임장관를 없애는 대신 여성가족부를 존치하자고 하는 만큼 역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것.
여성부 폐지에 따른 여성계의 비판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해수부에 대해서는 뾰족한 카드가 없는 게 문제다. 인수위 관계자는 "결국 해수부가 막판까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조치도 만지작= 이 당선인측은 18일이 마지막이란 얘기를 거듭 했다.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겠지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 이에따라 18일 오후까지 협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갈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날중 정부개편안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대국민 성명과 함께 조각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 조각과 관련해선 △장관 보직 없이 국무위원 후보자만 임명하는 방안과 △현행법에 따라 장관을 임명한 뒤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 후 장관 이름을 바꿔 재임명하는 방안 △논란이 되지 않는 부처 장관부터 몇 개씩 묶어 발표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여론 부담이 문제= 그러나 '비상 조치'에 따른 역풍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문제다. 예비 야당의 '발목잡기'란 시각이 적잖은 게 사실이지만 비상 조치가 실제 이뤄질 경우 여론 향배가 어떻게 변할 지는 가늠할 수 없기 때문.
특히 '비상 조각'이 단행되면 장관에 대한 인사 청문 절차가 사실상 무산된다는 점에서 새 내각이 힘을 갖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원칙의 문제이지 총선 전략이 아니다"라고 강경하게 맞선 것 역시 여차하면 승부를 걸 수 있는 현 상황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