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 문턱에 넘어진 어르신들…치매 공공신탁 신청 242명, 실계약 '4건'

단독 법 문턱에 넘어진 어르신들…치매 공공신탁 신청 242명, 실계약 '4건'

김지은 기자
2026.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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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신청자 242명 중 49명은 후견심판 청구 준비·법원 심리 중
후견절차 장기화 문제 우려
권칠승 "치매극복의 날, 치료·돌봄 넘어 재산권 보호까지 살펴야"

노인 문제 관련 자료 사진
노인 문제 관련 자료 사진

치매고령자 재산관리를 돕는 시범 사업에 수백명이 신청했지만 실제 계약은 4건에 불과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후견인 선임 문제 등 법 문턱이 너무 높아 사업 실효성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치매 안심 재산관리 서비스 시범 사업이 시작된 지난 4월 22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829명이 문의, 242명이 신청했지만 실제 신탁계약 체결은 4건 뿐이었다고 21일 밝혔다.

치매 안심 재산관리 서비스는 치매·경도인지장애 등으로 재산을 관리하기 어려운 치매고령자들의 재산을 국민연금공단이 맡아 관리하는 제도다. 의사결정 기능이 저하된 치매 환자들의 재산을 공단이 투명하게 관리하고 집행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그러나 시범 사업 결과만 두고 보면 일단 제도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42명의 신청자 가운데 130명은 현재 상담이 진행 중이지만 108명은 미선정됐거나 신청 자체를 철회했다.

특히 과정이 복잡한 후견인 선임 문제가 가장 큰 문턱이 되는 모습이다. 치매고령자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가정법원의 후견 개시 심판을 거쳐 후견인을 선임해야 하는데, 후견인 선임과 가족 동의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현재 신청자 중 총 49명이 현재 후견 심판 청구를 준비 중이거나 법원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후견인 선임 등 절차를 거치려면 신청부터 계약까지 최소 3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잡한 후견임 선임 제도가 소액 재산을 가진 고령자를 보호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권 의원은 "치매 환자는 금융사기나 재산관리의 어려움에 취약한 상태"라며 "이 서비스는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실계약 사례가 4명에 그치고 있는 만큼 실제 이용까지의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치료와 돌봄을 넘어 치매 환자의 재산권과 자기 결정권까지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자"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시범사업에 대한 성과평가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치매 안심 재산관리 서비스 개선 및 사업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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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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