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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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인공물의 공간이다. 사람들이 만든 건물과 도로로 가득찬 도시는 답답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공원을 만들고 자연을 도시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한다. 어느 나라나 성장이 일단락되면 거주환경을 챙기게 되고 쾌적함을 원한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공장이 떠나고 난 지역과 거대한 아스팔트 공간들이 공원이 되었다. 작은 땅이 있으면 나무를 심었다. 30년의 세월이 지나자 가냘파 보이던 나무들은 굵은 둥치의 나무가 되었고 도시 이곳저곳은 숲으로 우거지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하천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계단, 엘리베이터 등이 여기저기 만들어졌다. 녹색의 공간들이 많이 생겼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며 즐거워한다. 문제는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도로들을 다니다보면 과도하게 자란 나무들이 종종 눈에 띈다. 교통 표지판을 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 위험한 곳에 자리잡은 나무들도 점점 많아진다.
일은 하지만 노동법의 보호를 온전히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에게는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등 근로기준법의 일부 핵심적인 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 플랫폼 노동자와 특수고용형태 종사자, 프리랜서 중에는 어디까지가 근로관계이고 어디부터가 독립된 계약인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노동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보호는 경계에서 멈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자 추정제는 바로 이 문제에서 출발한다.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우선 근로자로 추정하고, 상대방이 그렇지 않음을 입증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업무 지시와 평가, 보수 결정에 관한 자료에 노무제공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실제로 근로자처럼 일하면서도 도급·위탁계약을 맺거나 '3. 3% 사업소득자'로 처리해 노동법 적용을 피하는 사례도 있다. 그러나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근로자 추정제를 곧바로 도입해야 한다는 결론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현행법 아래에서도 계약의 명칭과 관계없이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면 근로자로 판단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발생주식의 1% 미만을 보유한 소액주주는 6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797만명, SK하이닉스는 346만명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1140만명이 넘는다. 따라서 이 두 기업의 주가와 주주환원 정책은 일부 대주주나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일반투자자들 자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되었다. 최근 두 기업의 주가는 전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AI 산업과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된 점도 있지만, 막대한 이익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도 영향이 있다. 이론적으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같은 주주환원은 경영진이 미래 현금흐름에 자신 있을 때 자본시장에 보내는 신호이다. 또한,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현금에서 사업에 필요한 투자재원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을 불필요하게 현금으로 보유하는 대신 주주에게 돌려줌으로써 대리인 비용을 낮추는 장치이기도 하다.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은 경우 자사주를 매입하여 소각하면 지분가치와 주당이익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중국 첨단과학기술 발전의 비결을 묻는 논의에서 '엔지니어링 국가 중국, 변호사적 사회 미국'(댄 왕, '브레이크넥')이란 대비가 자주 소환된다. "중국은 만들고 미국은 가로막는다"는 표현으로 종종 소개되지만, 사실 저자인 댄 왕의 의도는 서로 너무 다른 미국과 중국이 상대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상대의 미덕(장점)으로 자신의 과잉(단점)을 교정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을 우리에게 옮겨보면 어떨까. 우린 상대의 어떤 장점으로 우리를 교정해야 할까? 댄 왕이 보기에 미국은 다원주의와 개인의 권리를 지키는 미덕을 갖지만, 법과 절차·심사와 이의제기가 거부권 체계로 굳으며 주택·철도·전력망과 공장을 실제로 건설하는 능력을 약화시켰다. 그사이 중국은 미국과 서구가 축적해온 산업적·기술적 성취, 산업적 야망을 자기 방식으로 흡수해 일부 전략 산업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부상했다. 하지만 중국의 방식은 사람과 사회까지 설계 대상으로 삼으면서 한 자녀 정책과 제로 코로나 같은 폭력도 낳았다. 중국의 힘은 공학자 출신 지도자 몇 명에게만 있지 않다.
최근 적발된 중국인들의 군사기지 정탐 사건은 우리 방첩 체계에 심각한 경고다. 경찰이 지난 11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인 2명이 한미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방식의 정보 수집 활동을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 60대 중국인은 올해 4월 한미 공군 전력이 운용되는 군산공항 인근 호텔에 머물며 안테나, 수신기, 노트북을 이용해 전투기와 관제실 간 교신을 불법 도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한미 공군의 훈련 시기에 맞춰 여러 차례 관광비자로 입국했다고 한다. 당국은 2024년부터 관련 교신을 수집한 혐의와 자료의 전달 대상이 누구인지 조사 중이다. 또 다른 40대 중국인은 평택 주한미군기지 주변에서 군용품점을 운영하며 기지 근무 한국인 여성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한미 연합훈련, 무기 이동, 미군 지휘부 인사 등 정보를 수집한 혐의다. 전자는 군사시설 주변에서의 신호정보(SIGINT) 활동, 후자는 내부자를 포섭한 인간정보(HUMINT) 활동으로 분류될 수 있다. 얼마 전 부산 해군기지와 수원 비행장에서도 드론과 고해상도 카메라를 활용한 중국인들의 영상정보(IMINT) 활동도 있었다.
정부가 지난달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내놓았다.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 통화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인식의 대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역외원화결제기관 도입, 한국은행의 역외원화결제망 구축을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내놓았다. 원화를 해외에서도 조달·송금·결제할 수 있는 통화로 만들기 위한 기반이다. 여기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거래와 국경간 유출입을 제도화하고,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글로벌 결제 프로젝트 참여까지 추진하겠다는 방향이 담겼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부가상품만이 아니라 원화 국제화의 강력한 실행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원화 국제화의 가장 큰 한계는 사용 장소와 시간이다. 해외 투자자와 기업이 원화를 이용하려면 국내 계좌와 외환 절차를 거쳐야 하고, 무역과 국제금융은 여전히 달러 중심이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24시간 이전할 수 있고 지급과 결제, 담보와 자산거래를 하나의 디지털 환경에서 연결할 수 있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전방위로 심화되면서, 국가 R&D(연구·개발) 성과물과 첨단 핵심기술을 지키는 일은 경제와 기술 주권을 좌우하는 최우선 전략 과제가 되었다. 주요국이 기술 보호 장벽을 높이는 가운데, 연구 현장을 겨냥한 인재 포섭과 은밀한 기술 탈취 시도도 갈수록 교묘하고 지능적인 양상을 띤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0일 시행되는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 개정안은 우리 연구보안 체계의 실효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보안과제'와 '일반과제'의 이분법을 넘어 중간 단계인 '민감연구과제'를 신설해 3단계 체계를 구축한 데 있다. 엄격한 규제로 연구와 국제 교류가 위축되던 보안과제와, 보호 장치가 부족해 유출에 노출되던 일반과제 사이에서 그동안 마땅한 관리 수단이 없었다. 민감연구과제는 경제적·기술적 가치가 큰 성과물을 합리적 울타리 안에서 보호, 연구의 개방성과 자율성은 지키면서도 유출은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정밀한 보안 통제를 가능하게 한다.
달러당 1550원선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1개월 남짓의 기간 동안 큰 폭으로 하락, 달러당 1400원대 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환율 장기화가 국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하는 시각이 강했음을 감안할 때 최근의 환율 하향 안정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교과서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성을 가진다. 환율의 상승, 즉 원화의 약세는 원화 표시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타국가 대비 높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 반면, 해외 제품, 특히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달러 표시 제품의 가격을 끌어올려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 특히 이란 사태로 인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의 환율 상승은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부담을 더욱 확대시킨다. 즉, 수출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입에는 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경제가 특정 산업의 수출 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고환율 장기화가 수출과 내수의 성장 불균형과 양극화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지방정책은 '자치분권을 기반으로 한 '5극 3특'으로 요약된다. 지난달 초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5극3특 각 권역이 독자적 산업생태계를 구축한 채, 서로 경쟁하며 발전하는 지방주도성장을 빚어내겠다"고 말했다. 5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을, 3특은 제주·강원·전북 등 세 개의 특별자치도를 뜻한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5극3특으로 재편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기조에 맞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는 7월 1일 공식 출범했다. 초광역 메가시티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은 시대적 흐름처럼 보인다. 그러나 거대한 성장 담론이 빠뜨린 질문이 하나 있다. 행정의 광역화가 과연 주민과 행정 사이의 민주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가? 초광역화는 행정과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점으로 행정기구와 주민 사이의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멀어지면서 발생하는 '민주주의 결손(democratic deficit)'을 초래한다.
"세금은 문명사회의 대가다"라는 말처럼 현대국가에서 세금은 필수적이고, 국가의 적극적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근로소득세 면세 비중이 높고, 고령화 진행에 따라 사회보험료 저변 확대와 징수 형평성 제고가 필요하다. 지금은 물가와 자산가격 상승에 따라 세율을 건드리지 않아도 세금이 저절로 늘어나는, 사실상 '조용한 증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제도 변화가 그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없이 갑작스럽게 늘어난 조세와 준조세 부담은 상당한 사회적 반발을 몰고올 수 있으며 결국 사회적 합의 수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급격한 조세부담 증가가 예상되는 부동산 세제도 그렇지만, 준조세인 건강보험료 관련 변화가 손익통산 없이 추진되면 자칫 모순이 심화될 수 있다. 부동산 세제부터 보자. 정부는 초고가 주택 기준을 새로 도입하며 보유와 실거주를 구분하여 차등적으로 과표를 상향하되 실거주자에게도 명목 고정인 공제 상한을 도입할 예정이다. 시장가격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가 동시에 작동하는데 기준선은 고정돼 있으니 세율을 손대지 않아도 대상이 저절로 불어난다.
7월 말경 미일 양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공조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일본은 590억 달러 상당의 실탄을 투입해 대규모 엔화 매수에 나섰고 미국도 50억 달러가 넘는 엔화 매입을 통해 지원했다. 엔화가 달러당 164엔을 위협한 정도로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긴급조치였다. 미일 양국의 공동 개입으로 엔화 환율은 156엔대로 낮아졌다. 표면상으로 보면 두 나라의 외환시장 개입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였다. 양국의 이번 외환시장 개입은 과거와 다른 정책적 함의를 담고 있다. 우선, 외환시장 개입을 재무부가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FIMA 레포(repo)를 통해 일본은행의 엔화 매입자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FIMA 레포는 외국통화당국(FIMA)이 환매조건부채권 매매를 통해 연준에 미 국채를 담보로 제공하고 달러를 단기로 차입하는 제도다. FIMA 레포를 활용하면 엔화 매입에 필요한 달러 조달을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지 않아도 된다. 카타야마 일 재무상도 미 국채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한 FIMA 레포의 적극 활용을 시사했다.
최근 자본시장의 주목할 변화로 주주행동주의 저변 확대와 진화를 들 수 있다. 과거 행동주의 펀드는 '소버린 사태' 에서 연상되듯 단기차익을 노리고 경영진을 공격하는 세력으로 보았다. 하지만 2022년 이후 토종 행동주의 등장 등 변천사를 거치면서 '주주관여(Engagement)'라는 보다 고도화된 전략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기관투자자의 운용지침은 물론 대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자본배분결정에도 영향을 미치는 핵심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주주행동주의의 약진은 그간 스튜어드십코드 제·개정, 상법 개정,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프로그램 등 일련의 제도 변화로 뒷받침됐다. 여기에 주주행동 플랫폼을 통해 소액주주 연합이 가능해졌다. 사모펀드(PEF) 대형화, 행동주의 펀드 간의 글로벌 공조 확대 등으로 활동 반경은 중소형 저평가주에서 대기업과 금융그룹까지 확장됐다. 영국 기업지배구조 연구기관 딜리전트(Diligent)의 '2026 주주행동주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행동주의 캠페인은 60여 건으로 집계됐다.